가디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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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무차별 강제 진압해 27일(현지시간)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 미얀마 나우, BBC, CNN 등에 따르면, 미얀마 보안군이 전국 40개 도시에서 반군정 시위대에 발포 등 강경진압을 벌이면서 지금까지 최소한 114명이 사망했다. 가디언은 이날 희생자 중에 5살 아이도 있었다고 전했지만 이 아이가 살았다는 타 매체 보도가 나오는 등 희생자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미얀마 나우는 만달레이에서 13세 소녀를 비롯해 적어도 40명이 됐고 최대도시 양곤에서도 최소 2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한 살배기 아이도 고무탄으로 눈을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국군의 날’을 맞아 군인 수천명을 동원해 열병식을 열었다. 국군의 날은 지난 1945년 3월27일 일본 점령군에 맞서 무장 항쟁을 시작한 것을 기념하고자 제정된 공휴일이다. 지난달 1일 쿠데타로 전권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은 열병식 연설에서 쿠데타를 정당화한 뒤 “국가 안녕과 사회 안위를 해칠 수 있는 테러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연설대로 군부는 시위대를 강경진압했고, 쿠데타 이래 일일로는 최악의 유혈 상황이 발행했다. 지금까지 군부에 목숨을 잃은 미얀마 국민은 400명을 넘어섰다.
군부는 이날 새벽부터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자 실탄과 고무탄 등을 발사했다. 시위대가 도로에 설치한 바리케이드는 화공으로 무력화했다. 이라와디는 양곤과 만달레이, 샨, 사가잉 등에서 시위대와 구경꾼 등 수십명이 실탄을 머리와 가슴 등에 맞고 숨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십명이 다치거나 체포됐다고 했다.
양곤 메이크틸라에서는 보안군이 시위대를 찾기 위해 주택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자택에 있던 13세 소녀 등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양곤 달라와 인세인에서는 각각 8명과 3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샨주 라시오에서도 시위대 3명이 군경이 발사한 실탄을 머리와 가슴에 맞고 목숨을 잃었다. 카친주 호핀에서도 반군부 행진을 위해 모인 시위대에 군부가 총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구경꾼 1명이 사살됐다.
민지안 중심가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시민 투야 자우는 “군부가 우리를 새나 닭처럼 죽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래도 군사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 항의하고 싸울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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