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TV 보도…'미얀마군의 날' 대규모 시위 관측 속 경고 메시지
2일 양곤 시내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SNS에 올라온 저격수 모습.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미얀마 군부가 이제 대놓고 시위대에 머리에 총을 맞을 위험을 각오하라는 막말까지 하고 나섰다.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이 앞으로도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국영 MRTV는 전날 밤 보도에서 시위대를 향해 "머리와 등에 총을 맞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도는 미얀마 군부 최대 행사인 '미얀마군의 날'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시위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미얀마 활동가들은 미얀마군의 날을 맞아 전역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 상황이다.
미얀마 안팎의 인권단체는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군부가 저격수 등을 동원해 비무장 민간인들을 상대로 조준 사격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328명이 총격 등 군경의 폭력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위 당시 모습(왼쪽)과 '모든 게 잘될거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채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치아 신.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AAPP 분석에 따르면 사망자의 25%가량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져, 조준 사격에 의한 희생자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군부는 지금까지 실탄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도, 머리 등을 조준사격하고 있다는 의혹은 부인해 왔다.
군부는 지난 1일 국영 MRTV를 통해 "시위대 해산과 관련, 군경은 실탄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면서도 "군경은 시위대가 생명에 위해를 가할 경우, 시위대 허리 아래로 사격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군부가 TV를 통해 공개적으로 '머리와 등에 총을 맞을 수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현장에서 시위대 진압에 나서는 군경의 만행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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