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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달 초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나 군사 쿠데타로 수백명의 아까운 생명이 죽은 미얀마 사태를 생생하게 전하며 도움을 요청한 '소모뚜(SOE MOE THU)' 주한 미얀마 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과 '얀나 잉툰(YAN NAING HTUN)' 미얀마 민족민주연맹(NLD) 한국지부장이 최근 미얀마 군(軍)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지명 수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얀나 잉툰 한국지부장과 소모뚜 운영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는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미얀마)군사반란 세력이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공동대표인 얀나 잉툰 지부장과 소모뚜 위원장이 이달 초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나 미얀마 상황을 국제사회가 오해할 수 있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반란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3월23일 지명 수배했다"고 전했다.
두 대표는 이미 한국에서 미얀마 내 공무원들의 시민불복종운동(CDM)을 지원하는 모금운동을 벌여 모은 기금 2억5000만원을 미얀마 국내로 반입해 파업 공무원들에게 지급했다는 혐의로 지난 달 수배를 당한 상태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국내 미얀마 출신 등록 외국인의 절반 가량이 경기지역에 살고 있는 만큼, 미얀마 민주화 운동 상황을 공유하고 지역사회 내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지난 달 2일 소모뚜 운영위원장과 얀나잉툰 한국지부장 등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관계자 6명과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는 재한 미얀마 활동가, 노동자,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지난 달 초 군부 쿠데타 사건 발생 직후 결성돼 규탄 시위 및 성명 발표, 현지 시위대 지원을 위한 성금모금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인권의 보편적 가치라든지,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인의 열망에 비춰 볼때 국민들 스스로 만든 정부를 무력에 의해 전복하고 군사정권 지배체제로 만드는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인류 문명에 대한 도전"이라며 쿠데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미얀마의 지금 사태는)40여 년 전 광주에서 겪었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우리 역사가 광주 민주화운동을 거쳐 탄압과 은폐가 있었고, 그 후 민중들의 투쟁으로 제대로 된 민주 시스템을 갖췄는데, 미얀마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민중들의 의지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경기도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며 "미얀마가 신속하게 민주 체제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모뚜 위원장은 "바쁘신 가운데 저희가 요청한 면담에 적극 응해줘서 감사하다"며 "이재명 지사께서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을 펴주시고 신경 써주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정권을 끝내고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날 참석자들과 함께 미얀마 민중의 저항을 상징하는 '손가락 3개 경례(Three-finger salute)'를 함께 하기도 했다.
현재 도내에는 전국 미얀마 출신 등록 외국인 2만4985명 중 약 45%인 1만1305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중 96%가 제조업 등 사업체가 많은 지역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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