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경안이 통과된 뒤 정부측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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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확정된 4차 재난지원금이 제대로 지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이어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조직 전체가 과로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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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긴급대출 외에도 20여가지 업무를 3명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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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도화동 소진공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소진공 직원들은 쌓였던 감정을 드러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상공인 긴급대출, 재난지원금 지급 업무 등 직원들이 소화하기 힘든 양의 업무를 1년 넘게 계속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진공 직원들은 당장 적극적인 증원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에게 호소했다. 전북과 충북의 상당수 지역센터의 경우 센터장을 포함해 3명의 직원이 통상 1만여명이 넘는 소상공인들 상대하고 있다. 직원들은 최소한 센터당 1명씩만이라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긴급대출 업무에 더해 기존 업무까지 계속 수행하느라 피로가 누적됐다고 호소한다. 일반적인 소진공 업무는 소상공인에 대한 교육, 컨설팅, 재기지원, 협동조합, 특성화시장, 온누리상품권, 나들가게, 소공인 지원, 조사업무, 노란우산공제 접수, 불공정피해상담, 대리대출, 대출 사후 및 사고관리, 채권회수, 유관기관 네트워크관리, 창업지원, 전통시장 상인 상담 및 현장지도, 민원접수 및 응대, 지원정책 및 절차 안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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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돈은 있는데 나눠줄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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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초저금리 대출이 시행된 지난해 4월 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북부지원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긴급대출 관련해 직원들에게 문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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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길버트 영국 서리대 교수에 따르면 통상 사회복지정책은 할당, 급여체계, 재원체계, 전달체계로 분류된다. 할당은 복지의 대상, 급여체계는 현금이나 바우처 등 지원 방식, 재원 체계는 예산 조달 방안이다. 정부는 소상공인 385만명에게 현금 지원을 하기로 결정하고 25일 추경으로 재원까지 마련했다. 남은 건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체계다.
그동안 정책금융 기능을 맡지 않던 소진공에서 지난해부터 맡은 재난지원금 지급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백만명의 정책고객을 대상으로 신청한 날 바로 지급하는 사례는 한국과 같은 규모의 국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신속한 행정이다. 지금까지 중기부와 소진공의 인력 쥐어짜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소진공에 필요한 인력 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신속행정에 구멍이 뚫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군다나 소진공은 2014년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이 통합하며 생긴 내부 갈등을 올해 1월에서야 직렬 통합과 직무급 도입으로 마무리하는 등 내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역량을 쏟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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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 기재부도 외면한 소진공 인력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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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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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당시 인력확충을 위한 예산 22억원을 요청했으나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소진공의 부족한 인력에 따른 부작용은 지난해 3~5월 소상공인 긴급대출 과정에서 나타났던 '줄서기' 현상을 또 불러올 수 있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도 60명의 전담인원이 385만명을 대상으로 맡는 구조다. 소진공 전체 직원 670여명은 직간접적으로 재난지원금 업무에 또 투입될 수밖에 없다.
중기부 역시 소진공의 인력 증원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 인력 확대 권한을 지닌 기재부 공공국과 협의중이지만 해결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 사이에 월 100시간 넘는 초과근무와 연이은 주말 근무로 병원 신세를 지는 소진공 직원들이 나타난다는 후문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전국 센터 직원들이 사명감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연일 더해지는 재난지원금 업무 때문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최소한 재난지원금 전화응대 업무를 도울 콜센터 계약직이라도 충원해주지 않을 경우 소진공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는 소상공인들에게 적기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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