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곧 지급, 농어민·소상공인 등 형평성 불만
文 대통령 “방역상황 보다 안정되면 본격 경기 진작책 준비”
선거 전후로 정쟁 이용 소지…“민간 투자 회복 방안 시급”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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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계층 두텁게 지원’에도 사각지대 여전
25일 국회 통과 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1차 추경안을 보면 기존 소상공인·고용취약계층·노점 등에 더해 농어민 등 대상을 확대했다.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우선 소상공인 대상 버팀목 플러스 자금 중 경영위기 업종의 지원 규모는 당초 20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상향했다.
여행업 등 업종 평균 매출이 60% 감소한 곳은 300만원, 공연업 등 40~60% 감소시 250만원, 20~40% 감소시 200만원으로 매출 감소폭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적용한다. 업종별로 매출 감소폭이 다른데 일률로 200만원 지급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농어민의 경우 소규모 영세농어가(경작규모 0.1~0.5ha) 46만가구 대상으로 30만원 상당 바우처를 지급할 계획이다. 방역조치로 손실을 입은 농어임업 3만2000가구에 100만원의 바우처를 지원하는 등 2400억원대를 증액했다.
전세버스 기사 3만5000명에게는 70만원씩 소득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실내체육시설 트레이너 재고용 지원 규모는 68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렸다.
적자국채 추가 발행을 막으면서 늘어난 사업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기존 예산은 구조조정했다. 일자리 사업은 고용창출장려금, 비대면 분야 스타트업 지원 등에서 2800억원 가량을 감액했다. 소상공인 융자는 기존 융자사업으로 돌리면서 8000억원, 국채 이자 상환을 위한 비용도 3600억원을 각각 줄였다.
정부는 피해계층을 두텁게 지원한다는 방침 아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경 사업을 조정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 해소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추경안 심사 시 전체 농어임가에 현금 100만원씩 지급하기 위해 약 1조2000억원 증액을 의결한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최종안은 1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지난 1~3차 재난지원금에서 제외됐다가 이번에 지원 대상을 기대했던 농어업계 실망은 크다.
농업인 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농업인 보편 지원을 위한 상임위 심사 결과와 차이가 커 농촌 현장 실망이 크다”며 정부의 추경안을 규탄했다.
소상공인 사이에서도 같은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었는데 업종별 또는 매출 감소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 받는다는 사실에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국회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서도 소상공인 지원 요건인 ‘매출액 10억원 이하’가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홍남기 “추가 추경 재원 없어…말할 단계 아냐”
4차 재난지원금 편성때도 논란이었던 전국민 대상의 재난지원금이 또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이미 4월 이후 전국민 대상 보편 지원을 공언한 상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대표 시절 선별 지원과 함께 보편 지원을 함께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나타냈다.
이용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예결위 정책질의에서 “코로나 상황이 금방 극복 안되고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다”며 “연말에도 (코로나 종식이) 되지 않을 경우 또 한번 재난지원금을 줘야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백신 접종이 진척되고 방역 상황이 보다 안정될 경우 본격적인 경기 진작책도 준비해나가겠다”며 경기 부양을 위한 5차 재난지원금 지급 의사를 재확인했다.
다음달 7일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권 판세가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요긴한 카드로 지목된다. 더 멀리 보자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약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번 1차 추경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추가 빚을 늘리지 않은 것도 명분이 있다는 판단이다. 당초 상임위에서는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 증액을 의결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기존 사업 감액 등을 통해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9조9000억원으로 유지했다.
추가 국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돈도 남았다. 지난해 남은 세금인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에서만 5조7000억원에 달하지만 국가결산 시기인 4월에야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추경 재원으로는 활용하지 못했다.
정부는 현재로서는 추가 재난지원금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지금 단계에서 재난지원금 이야기는 이르고 (하더라도) 재원이 없어 추경을 해야 한다”며 “방역과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추가로 필요하다면 (재난지원금 지급을) 하겠지만 지금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제학자들은 현금성 지원은 경제 효과가 크지 않은 선심성 사업일 뿐 경기 반등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업성 평가를 통해 추경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현금을 지급하는 사업은 주는 돈만 쓸 뿐 실질 경제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다”며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규제나 제도 개선을 통해 하반기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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