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카친주 등서 유혈사태 지속…유엔특별보고관 "긴급 정상회의 열어야" 촉구
"왜 마트 닫았나" 최소 100명 간밤 구금…영업재개 불응 체포에 은행 그만두기도
샨주 타웅지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눈 군인. 2021.3.25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25일 다시 거리로 나온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또 총격을 가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군부는 영업 재개 명령에 응하지 않는 은행과 대형 소매점 관계자들을 구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및 외신에 따르면 이날 최대 도시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 중부 몽유와 등 곳곳에서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전날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차량 운행도 하지 않는 '침묵 파업'을 벌인 다음날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것이다.
만달레이 기술자들이 벌인 반쿠데타 오토바이 시위. 2021.3.25 |
이 과정에서 중부 샨주 주도인 타웅지에서는 군경의 총격으로 시위대 최소 4명이 숨졌다고 현지 매체 등이 보도했다.
북부 카친주에서도 군경의 시위 진압 도중 한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사망자는 최소 286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은 성명을 내고 미얀마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은 악화하는 위기를 막는 데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동남아국가연합 등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앤드루스 특별보고관은 이 자리에는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문민정부 의원들로 구성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침묵 파업'에 동조해 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시티마트를 포함해 대형 소매업체 관계자 최소 100명이 전날 밤 군부 당국에 구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소매업체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전날 오후 3시쯤 양곤 시청으로 호출된 직원이 5시간쯤 지나 사무실에 전화해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고 알렸다. 그 직원과는 오후 10시30분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군부 관계자들이 왜 우리가 문을 닫았는지 반복해서 물었다"면서 "더는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업체들을 협박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침묵 파업'에 동조해 일제히 문을 닫은 양곤 시내 상점들. 2021.3.24 |
군사정부 측은 '침묵 파업'이 벌어진 전날 밤 주요 도시 상점과 시장들이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 지시를 따르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는 심각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군부가 장악한 중앙은행도 영업 재개 명령에 불응한 민간 은행의 고위 관계자들을 체포했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이날 보도했다.
한 은행 책임자는 매체에 "군부가 은행 관계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이는 납치"라면서 "일부는 도망가고 일부는 은행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은행 직원 중 적지 않은 이들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면서 은행 업무가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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