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의 아들 소유 리조트에서 호화 행사가 벌어진 지난 주말, 양곤에서 사망한 15세 고등학생 아웅 카웅 텟의 장례식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는 모습./제공=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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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거리에 나간 가족·형제들과 친구들이 죽거나 실종되고 있다. 이 와중에 쿠데타 주범의 아들은 자기 호텔에서 파티를 열고 군정 지도자들이 참석해 웃고 떠들다니….”
미얀마 양곤 대학생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미얀마 시민들이 또 다시 분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200명이 넘는 시위참가자들이 군경 폭력에 희생된 가운데 지난 주말 군정이 고급 리조트에서 호화행사를 벌인 탓이다.
23일 현지 언론 미얀마나우는 관영 매체 보도를 인용해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아들이 소유한 고급 리조트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행사는 흘라잉 최고사령관 아들이 가지고 있는 아웅 삐 손이 아야와디주 차웅따 해변의 ‘아주라 비치 리조트’에서 지난 주말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단됐던 미얀마 관광산업이 재개된 걸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군정이 임명한 마웅 마웅 온 관광부 장관까지 참석했다.
양곤 시민 B씨는 “호화 리조트에서 행사가 열리던 지난 주말에는 거리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피를 흘렸다. 미국 등이 제재를 하고 경고를 해도 군부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군경 폭력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시민들 수가 250명이라고 집계했다. 야간 기습 체포와 통신 차단, 실종된 사람들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화 행사가 열렸던 지난 주말에는 양곤에서 15세 고등학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등 시민들 희생이 속출했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재무부는 흘라잉 총사령관의 아들 아웅 삐 손과 그의 누나 킨 띠리 뗏 몬에 대해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오랜 기간 직접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제재를 가했다. 이들은 해당 호화리조트와 더불어 고급 레스토랑·갤러리·의약품과 의료기기 중개회사·미디어 제작사 등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얀마 인권단체들은 “제재 조치가 군부를 압박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외국의 석유·가스기업들도 군정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저시티스 포 미얀마(JFM)도 “호텔스닷컴·익스피디아·트립닷컴 등 주요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여전히 아웅 삐 손의 아주라 비치 리조트 예약이 가능하다. 목록에서 해당 리조트를 삭제하고 예약을 막아달라”고 외쳤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2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 관료 11명에 대해 군사 쿠데타 및 시위대 강경진압 등의 이유로 자산 동결·입국 금지와 같은 추가 제재를 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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