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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시민 희생 나몰라라…미얀마 최고사령관 아들 소유 리조트서 호화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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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소년·세 아이 엄마 희생됐는데…미얀마 군사정권의 '몰염치'

헤럴드경제

22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반(反) 쿠데타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발생한 부장자를 이송하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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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반(反) 쿠데타 시위에 대한 군경의 무자비한 유혈 진압에 시민들의 희생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최고사령관의 아들 소유 호화 리조트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려 빈축을 사고 있다.

23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아들이 소유한 한 호화 리조트에서 지난 주말 장관까지 참석한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고 관영 매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당시에도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 15세 고교생과 세 아이의 엄마 등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나 아야와디주 차웅따 해변에 위치한 ‘아주라 비치 리조트’에서는 군정이 임명한 마웅 마웅 온 관광부장관이 참석하는 행사가 열렸다.

군정은 이날 행사를 미얀마 관광산업 재개를 기념하는 이벤트로 이름 붙였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 리조트는 이 근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리조트 중 하나로, 외신은 이 리조트에 대해 성을 방불케 한다고도 묘사한 바 있다.

관광부장관까지 참석하고, 관영 매체가 일부러 보도까지 한 이유는 이 리조트가 흘라잉 최고사령관 아들인 아웅 삐 손(36) 소유이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웅 삐 손은 2013년 양곤의 인민공원 안에 고급 레스토랑과 갤러리를 차렸고, 의약품과 의료기기 중개회사에 이어 이 리조트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리조트는 역시나 아웅 삐 손이 운영하는 건설사가 지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중개회사는 다국적 제약사 등이 미얀마 진출 시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주는 등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아내와 함께 제조·무역회사를 운영해 돈을 번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돈 되는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은 누나인 킨 띠리 뗏 몬(39)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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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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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일 이들의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오랜 기간 직접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그들과 그들의 사업을 제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의 사업 가운데 의약품과 의료기기 중개회사(A&M Mahar), 식당, 갤러리, 체육관, 미디어 제작사 등 6개 사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미국 시민이 해당 사업을 같이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했다.

그러나 제재에 아웅 삐 손 소유 리조트가 빠지자 미얀마 인권단체인 ‘저스티스 포 미얀마’는 세계 유수의 호텔 예약 사이트를 상대로 예약 가능한 호텔 목록에서 이 리조트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엄청난 타격을 입었던 미얀마 관광 산업은 지난달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사실상 완전히 멈춘 상태다.

그런 군부가 관광 산업을 재개한다며 미얀마 시민들의 목숨이 계속해서 희생되는 동안에도 최고사령관 아들의 리조트에서 성대한 행사를 한 것을 놓고 국내외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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