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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경적 울리기·새벽 행진·군부 가족 기업 보이콧…미얀마 시민들, 새로운 방식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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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최소화, 희생자 줄이기

[경향신문]

경적 시위, 새벽 행진, 팻말을 활용한 ‘무인 시위’, 군부 가족 기업에 대한 보이콧 운동…. 미얀마 시민들이 연일 새로운 시위 방식으로 군부 쿠데타에 맞서고 있다.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사망자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군부와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22일 현지매체 킷띳미디어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거리 곳곳이 자동차 경적 소리로 가득 찼다. 한 차량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의미로 경적을 울리기 시작하자 주변의 차량들도 함께 경적을 울리며 화답한 것이다. 미얀마의 활동가들은 지난달 22일 있었던 ‘22222 총파업’ 한 달째를 기념하자며 이날 차량 경적 시위 동참을 촉구해왔다. 로이터통신은 “군부의 폭력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은 새로운 저항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군경은 실탄까지 발포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거의 맨몸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달 1일 이후 전날까지 누적 사망자가 250명에 달하고, 234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전날은 미얀마 중부의 도시 몽유와에서 시민들이 만든 바리케이드를 군경이 파괴하는 과정에서 시민 1명이 총격에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양곤에서는 군경이 자선단체 ‘위러브양곤’ 사무실에 침입해 집기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몰래 빠져나가려던 여성 한 명이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새벽 행진도 새로운 저항의 방식으로 등장했다. 이날도 양곤과 만달레이의 주요 거리에는 동이 트기 전부터 시민 수백명이 모여 인적이 드문 거리를 행진했다. 군경이 배치되지 않은 새벽 시간을 노려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일부 거리에서는 ‘사람 없는 시위’도 조직됐다. 사람은 참여하지 않고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은 손팻말만 도로 한가운데에 줄지어 세워두는 방식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고급 레스토랑과 리조트, 미디어제작사 등 사업 리스트를 작성해 보이콧 운동도 벌이고 있다. 연예인들도 해당 제작사와는 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얀마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면서 시민들 사이의 정보 공유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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