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대원 판사는 이날 서 검사가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 1억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을 열었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안 전 검사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시절 자신을 강제추행했고,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엔 보복 인사를 했다며 국가와 안 전 검사장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같은 사안에 대한 안 전 검사장의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민사 소송 재판은 미뤄졌다.
그런데 작년 10월 안 전 검사장이 대법원까지 가는 파기환송심 끝에 무죄를 확정받자 2년여 만에 첫 재판이 열린 것이다.
안 전 검사장은 서 검사의 성추행 폭로를 막으려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직권남용)가 1·2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작년 초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안 전 검사장의 인사 조치는 정상적인 재량권 내에 있다는 이유였다. 이후 안 전 검사장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다만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7년)가 지나 애초에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서 검사 측은 이날 변론에서 “안태근의 추행 사실은 이미 1·2심에서 충분히 인정됐고, 그로 인한 보복성 인사개입이 촉발된 점을 원심에서도 인정했다고 본다”면서 안 전 검사장 등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형사적으로는 무죄여도, 성추행과 인사상 불이익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취지다.
반면 안 전 검사장 측은 “인사개입에 대해 명확히 드러난 게 없고, 강제추행은 기소되지도 않았다”며 “목격자나 검사들은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마치고 오는 5월 14일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한편 서 검사 측 변호인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에 “서 검사가 검찰 내부에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며 “대표적 가해자였던 검사 3명을 고소했고, 이 중 1명은 최근 경찰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다”고 말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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