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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컨트롤 되는 변화구만 8개? 노경은 진짜 팔색조 됐다[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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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롯데 투수 노경은(37)은 이제 변화구 전문 투수가 됐다. 얼마 전 연습 경기서 최고 145km까지 패스트볼이 찍혔지만 노경은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패스트볼의 구위로 찍어 누르는 유형의 투수가 더 이상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신 변화구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올 시즌엔 두 가지 구종을 추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매일경제

노경은이 다양한 변화구 궤적 변화로 구종 추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노경은은 이제 팔색조라 불려도 전혀 손색 없는 투수가 됐다. 실질적으로 실제 8가지 구종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너클볼 등 6가지 구종을 던지는 투수다. 하지만 올 시즌엔 두 가지 구종이 늘어났다.

실제 던지는 구종이 추가된 것은 아니다. 원래 던지던 구종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6개 구종을 8개 구종 처럼 보이게 만드는 능력이 생겼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하는 노경은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진화다.

노경은은 올 시즌 새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구종이 늘어난 효과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경은의 슬라이더는 원래 종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마치 포크볼이 떨어지는 것 처럼 스트라이크 존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렸다.

그런데 새로운 궤적이 추가됐다. 횡적인 움직임을 갖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서 바깥쪽 볼 존으로 떨어지는 좌.우 무브먼트가 생겼다.

여기에 또 가지가 더 추가됐다. 백 도어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게 됐다. 백 도어 슬라이더는 우투수가 던지면 좌타자의 바깥쪽 볼 존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좌타자에게는 멀게 공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노경은은 여기에 또 한 가지가 더 추가 됐다. 우타자의 몸쪽에서 몸쪽으로 떨어지는 궤적까지 더해졌다. 우타자 입장에선 몸쪽 볼이라고 생각한 공이 마지막엔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며 스트라이크 콜이 올라갈 수 있는 공이 됐다. 우타자가 치기 대단히 까다로운 공이 추가된 셈이다.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과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두 가지 제구에 자신감이 생겼다.

체인지업으로 볼 카운트를 버는 공을 던질 수 있고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체인지업을 모두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구종이 추가되지 않았지만 구종이 추가된 효과를 볼 수 있는 두 개의 변화구 업그레이드가 있었던 셈이다.

노경은은 "백 도어 슬라이더와 카운트를 잡는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게 되며 변화구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보다 다양한 움직임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P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마구라 불리는 너클볼에 대한 자신감이 더해졌다.

너클볼은 투수의 뜻대로 공이 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노경은은 이 너클볼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둘 수 있는 힘을 키웠다. 너클볼의 제구력에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노경은은 "완벽하진 않지만 너클볼 제구에 나름의 자신감이 생겼다.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테스트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던지는 구종 자체가 늘지는 않았지만 변화구를 보다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며 구종 추가 효과를 보게 된 노경은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 LG와 SSG전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를 "아직은 5선발 경쟁 투수"라고 낮추고 있는 노경은이다. 그러나 그의 노련함에 더해진 구종 추가 효과는 노경은을 조금 더 앞 순번의 선발 투수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

노경은의 투구를 볼때 우타자 몸쪽 승부(백 도어 슬라이더)와 좌타자 바깥쪽 승부(카운트 잡는 체인지업)를 보다 유심히 관찰해 보면 그의 업그레이드 된 변화구 구사 능력과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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