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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미투' 직격탄 맞은 흥국생명-KB손해보험...시작은 창대, 끝은 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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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화성,박준형 기자]경기 앞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시작은 그 어느 때보다 창대했지만, 불행한 결말을 맞이할 위기에 처했다. 학교폭력 미투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흥국생명과 KB손해보험이다.

평온하던 V리그에 ‘학폭 미투’가 터진 건 지난 2월 초였다. 당시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진 것. 이들은 자필 사과문과 함께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며 2월 5일 GS칼텍스전을 끝으로 코트를 떠났다.

이는 모든 사태의 발단이었다. 쌍둥이 자매에 이어 남자부 OK금융그룹 송명근, 심경섭과 삼성화재 박상하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잇따라 폭로됐다. 이를 인정한 송명근, 심경섭은 자숙의 의미에서 잔여 경기를 포기했고, 박상하는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과거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한 이상열 KB손해보험이 감독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과응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뒤 잔여경기 포기에 이어 지난 13일 감독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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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의정부,박준형 기자]패색 짙어진 5세트 어두운 표정의 KB손해보험 코칭스태프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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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여자부와 남자부 모두 한때 선두를 달렸던 팀이 학폭 미투 사태에 휘청이고 있다.

쌍둥이 자매에 월드스타 김연경까지 가세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실제로 개막 10연승을 비롯해 4라운드까지 17승 3패의 압도적 성적을 내며 ‘절대 1강’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그러나 핵심 전력이었던 이재영, 이다영이 떠난 뒤 흥국생명은 순식간에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주전 레프트와 세터가 동시에 이탈한 탓에 조직력이 급격히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김다솔, 김미연, 이한비 등 백업 자원들이 코트에 대거 투입됐지만,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김연경도 세터의 교체 앞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결국 9일 최하위 현대건설전 패배로 자력 우승 기회를 상실한 뒤 13일 이미 봄배구가 좌절된 KGC인삼공사에게도 0-3으로 완패하며 2위로 아쉽게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오는 20일부터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가 예정돼 있지만,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챔피언결정전 진출 역시 낙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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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은 특급 외인 케이타 노우모리를 앞세워 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란 예상을 깨고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했다. 5라운드 중반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KB손해보험은 그렇게 2010-2011시즌 이후 10시즌만의 봄배구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었다.

그러나 선장이 흔들리면 배도 흔들리는 법. 여기에 박진우의 코로나19 확진으로 2주간의 V리그 중단 기간 동안 선수단 전체가 자가격리하는 악재가 겹쳤다. 감독이 물러나며 이경수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14일 인천 대한항공전에 나섰지만, 무기력한 경기력 속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 대행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순위싸움 때문에 부담도 큰 시기”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KB손해보험 역시 흥국생명처럼 용두사미의 시즌을 치를 위기에 놓여있다. 18일 오전 현재 4위 OK금융그룹과 5위 한국전력에 불과 승점 1점 앞선 위태로운 3위를 유지 중인 상황이다. 아직 4경기가 남아있지만, 감독 사퇴로 인한 충격과 자가격리에 따른 페이스 저하로 인해 3위 수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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