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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어우흥’ 사라진 빈틈, GS칼텍스가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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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인삼공사에 0대3 완패

GS 칼텍스가 정규리그 1위 확정

20일 흥국생명·기업은행 PO戰

조선일보

고개 숙인 김연경 -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13일 인삼공사전 0대3 패배로 정규리그 1위를 놓치고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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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은 지난 13일 KGC인삼공사와 벌인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의 3세트에 나서지 않았다. 박미희 감독은 첫 두 세트를 뺏겨 정규리그 1위에서 멀어지자 김연경을 빼줬다.

김연경은 후배들과 함께 웜업존에서 코트의 동료들을 격려했다. 표정엔 아쉬움이 드러났다. 김연경은 1·2세트에서 7득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도 28.57%로 저조한 편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3점(3대0 또는 3대1 승리)을 얻어야 1위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0대3 완패를 당하면서 2위(승점56·19승11패)를 확정했다. 스타 군단 흥국생명은 가볍게 우승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팀 내 불화와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 논란, 외국인 선수 교체·부진까지 겹쳐 시즌 막판 고전을 거듭했다.

GS칼텍스는 한 경기를 남겨 둔 상태에서 1위(승점58·20승9패)를 결정지었다. 선수단은 경기 가평의 전용 훈련장에서 TV로 흥국생명의 패배를 지켜봤다. 우승 세리머니는 못했지만 16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삼공사전)가 남아있다. 차상현 감독은 “누군가는 우리에게 운이 좋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엄청나게 성장했고 잘 버텨줬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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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지난 12일 기업은행전에서 3대0 승리를 거두면서 사실상 1위를 굳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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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몰락이 아니더라도 GS칼텍스는 우승 자격을 갖춘 팀이다. 득점(2709점), 공격성공률(41.28%), 오픈공격(37.54%), 세트(세트당 14.09), 리시브 효율(41.04%) 등에서 팀 성적 1위에 올랐다. 서브(세트당 1.10)와 블로킹(세트당 2.36)은 2위.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가 각각 공격 점유율 40.50%, 21.61%, 18.38%의 황금 비율로 활약했다.

차 감독은 백업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한수지, 권민지 등을 대신해 문명화, 김유리, 문지윤 등이 선전했다. 센터 문명화는 “감독님이 항상 ‘백업이 강한 팀이 진짜 강팀’이라고 강조하셔서 나도 경기에 뛰든 안 뛰든 열심히 준비했다”며 “동료들이 ‘블로킹 뚫려도 뒤에서 잡아 줄게’라고 격려해줘서 힘을 냈다”고 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조직력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GS칼텍스는 2008-09시즌 이후 12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선 2007-08시즌과 2013-14시즌 우승했으나 통합 우승은 해본 적 없다. 차 감독이 부임한 2016-17시즌 정규리그 5위였던 팀은 매 시즌 한 계단씩 올라서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오는 20일 시작하는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승점42·14승16패)의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승자가 26일부터 GS칼텍스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대결한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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