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70여명 사망하고 최소 2천명 체포”
11일 미얀마 양곤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이 길 위에 쓰러져 있다. 양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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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제기한 가운데, 수치 고문이 징역형을 최장 24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 등 보도를 보면,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전날 수치 고문이 뇌물수수한 혐의가 발견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치 고문이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양곤 주지사인 표 민 떼인으로부터 불법 자금 60만 달러(약 6억8천만원)와 금 11.2㎏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얀마 군부는 윈 민 대통령 또한 신원 미상의 사업가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수치 고문 변호인인 킨 마웅 조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혐의는 가장 우스운 농담”이라며 “수치 고문이 다른 약점은 가질 수 있지만, 도덕적 원칙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군부는 무고한 시민들을 공공장소에서 살해하고 있다”며 “수치 고문과 우리 당을 말살하려고 중상모략하는 건 놀랍지도 않다”고 밝혔다.
수치 고문에게 뇌물수수 혐의까지 포함되면 그가 받을 수 있는 형량은 최대 24년까지 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부는 지난달 1일 수치 고문을 가택연금한 뒤 불법 수입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체포했고,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법 위반)도 적용했다. 또 이달 초엔 선동 혐의와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이상의 혐의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9년형을 받을 수 있고, 뇌물수수는 최대 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현재 75살인 수치 국가고문이 24년형을 선고받으면 정치적 재기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유엔 미얀마 특별 보고관 톰 앤드루스는 11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지난달 1일 이후 최소 70명이 살해됐으며 2천명 이상이 불법으로 구금됐다”며 “보안군이 미얀마 군부의 인지 아래 민간인을 상대로 살인과 감금, 박해, 기타 범죄를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살해된 사람의 절반 이상은 25살 이하였다고 말했다.
쿠데타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21명이 숨졌고, 지난 3일 38명이 숨진 뒤 이후에도 10여명 이상 사망했다. 앤드루스는 가능한 한 많은 인권이사회 회원국이 ‘비상 연합체’를 꾸려, 미얀마 군부에 대해 “강력하고 결정적이며 협력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기업들을 제재해 자금줄을 차단하고, 국제적인 무기수출을 금지하며, 군부를 미얀마의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것 등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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