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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美, 미얀마군부 1인자 가족사업 제재… “권력 등에 업고 이권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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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미디어社 운영 톱배우 독점계약… 최근 2년간 영화 8편 제작 업계 최고

아들, 식당-건설-의약 ‘문어발 경영’… 식당부지 임차료 주변시세 1% 불과

11일 시위서 8명 숨져… 총 60여명

동아일보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주도한 미얀마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왼쪽 사진)과 그의 아내(큐 큐 흘라·가운데 사진 왼쪽)와 아들(아웅 퍄 손), 딸(킨 티리 테 몬). 로이터통신 등은 미 재무부가 흘라잉의 두 자녀가 장악한 기업체 6곳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저스티스포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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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의 30대 자녀들이 막대한 부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건설, 리조트, 요식업 기업들을 문어발식으로 소유하며 경영 과정에서도 군부의 특혜를 받았다.

11일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미국 재무부는 흘라잉 사령관의 딸 킨 티리 테 몬(39)과 아들 아웅 퍄 손(36)이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사업에서 부를 일궜다며 이들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딸 몬은 미디어 제작사 ‘세븐스 센스’를 운영하면서 미얀마의 톱 배우들과 독점 계약을 맺어왔다. 미얀마 매체 미얀마나우는 이 회사가 미얀마 영화 업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의 다른 영화 제작사들은 1년에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도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는 반면 몬의 제작사는 최근 2년간 8편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몬은 미국의 제재 조치에 따라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아들 손은 2013년부터 미얀마의 옛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정부로부터 식당 부지를 30년간 임차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 입찰도 없었으며 최근 5년간 인근 지역 임대료의 1%도 안 되는 낮은 임차료를 지불하는 특혜를 받았다. 그는 같은 해 양곤 인민공원 안에 고급 레스토랑과 갤러리도 열었다. 손이 소유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중개회사 ‘A&M마하르’는 해외 제약사가 미얀마에 진출할 때 미얀마 식약청의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브로커 역할을 하며 돈을 챙겼다. 손이 소유한 대형 리조트 ‘아주라 비치 리조트’의 건설 역시 손이 소유한 건설사 ‘스카이 원’이 맡았다.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이자 손의 아내인 묘 라다나 타이크도 ‘가족 사업’으로 부를 챙겼다. 그는 남편과 무역회사를 함께 운영해 왔다. 2017년 1월에는 ‘스텔라 세븐 엔터테인먼트’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TV 시리즈를 제작하고 미인 대회를 주최하면서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은 “2011년 사령관에 오른 흘라잉이 자기 권력을 이용해 가족들이 국가 재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흘라잉 사령관의 딸과 아들이 소유한 A&M마하르, 레스토랑, 갤러리, 체육관, 미디어 제작사 등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은 이들 기업이 보유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도 금지시켰다. 다만 이들 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미얀마 내에서 내수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권 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담당 이사는 “이번 미국의 제재 조치는 다행스럽지만 군부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엔 역부족이다. 군부의 돈줄을 끊고 군부가 고통스러워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의 해외 석유 및 가스 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11일 중부 먀잉에서 6명, 양곤에서 1명, 만달레이에서 1명 등 시위에 참여한 시민 최소 8명이 군경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후 이달 9일까지 군경의 발포 및 폭력으로 60명 넘게 숨졌고 19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은택 nabi@donga.com·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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