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실전 무기로 시위자 고의 살해"
55개 동영상 분석 결과 증거로 제시
3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군인에게 체포돼 얼차려를 당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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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미얀마 군사정권의 보안군이 지휘관의 지휘를 받아 실전용 무기로 비무장 시위대를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앰네스티는 지난 몇주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된 동영상을 수집해 분석한 '미얀마 전역에서 자행된 살인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조앤 매리너 엠네스티 위기대응국장은 이 보고서에서 "미얀마의 군사 전술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들의 살육이 전 세계에 이토록 생생하게 중계된 적은 이제껏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행동들은 개별 병사들의 판단 실수가 아니다"며 "반인도적 범죄에 연루된 지휘관들이 공공장소에 군대를 배치해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매리너 국장은 또한 유엔의 미온적인 태도도 비판하며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경찰이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해산시키기 위해 쫓아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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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네스티, 55개 동영상 증거로 제시: 앰네스티는 만달레이와 양곤을 포함한 미얀마 전역의 도시에서 2월28일~3월8일 촬영된 55개의 영상물에 대한 분석을 증거로 제시했다.
남동부 도시 다웨이에서 지난달 28일 제작된 한 페이스북 동영상에서는 한 병사가 옆에 있던 경관에게 소총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경관이 조준을 하고 총을 쏘자 그의 주변에 있던 경관들도 동조 사격을 가했다. 동영상에서는 여성들이 흐느끼는 소리도 들린다.
메리너 국장은 "이 사건은 시위대를 향해 실탄사격 등 인명 경시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보안군 병사들 간에 의도적인 조율이 있었다는 점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많은 잔학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미얀마의 소수 민족 거주 지역에서는 일부 병사들이 징집됐으며 시위대들에 대한 사법 절차 없는 처형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또 다른 동영상은 양곤에서 장교가 한 남성을 살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남성은 경관이 총을 쏘자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즉사했다. 잠시 후 장교들은 그의 시신을 보안군 쪽으로 끌고 갔다.
앰네스티는 또한 경기관총, 저격수 소총, 반자동 소총 등을 "경찰이 시위 진압에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무기"로 분류했다.
8일(현지시간) 미얀마 미치나에서 한 수녀가 경찰 앞에 무릎을 꿇고 경찰 2명과 함께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해치지 말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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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쿠데타·제대' 언급도 없이 미온적 규탄 성명: 앰네스티는 미얀마 사태가 치명적인 새로운 위기 국면에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 개입을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평화적인 반쿠데타 시위자들에 대한 미얀마 군대의 폭력 사용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얀마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을 포함한 15개 회원국이 미얀마를 놓고 이례적으로 단합을 보인 것은 불과 한 달 사이 두 번째다.
하지만 이 성명은 정작 '쿠데타'라는 단어를 쓰지도 않고 군부의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가능성도 언급하지 않았다.
미얀마는 지난달 군부가 민간인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축출하고 구금한 이후 혼란에 빠져 있다.
미얀마 전역에서 민주주의 반환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체포됐고 사망자 수는 6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일주일 전 토마스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안보리가 미얀마 군사정권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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