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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탈출한 미얀마 경찰…"시위대 죽을때까지 쏘란 명령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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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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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얀마 군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어 인도로 탈출한 경찰관이 "죽을 때까지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깜빳에서 경찰로 복무하던 타 뼁(27)은 지난달 27일 캄팟시에 모인 반군부독재 시위대에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거부한 뒤 인도로 피신했다.

그는 언론에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해산시킬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무릎 아래만 쏴야 한다. 그러나 상관은 죽을 때까지 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명령을 거절한 다음날 상관으로부터 "나였다면 쐈을 것"이라며 재차 실탄 발사를 요구받았다고 증언했다. 한 번 더 실탄 발사를 거부한 그는 사표를 내고 지난 1일 미얀마를 떠났다.

타 뼁은 자신과 6명의 동료가 모두 상관의 발포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그는 군부에 발각되지 않기 위해 사흘에 걸쳐 밤에만 움직이며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로 피신했다. 로이터는 타 뼁의 경찰 신분증, 그리고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현재 인도 미조람주에는 100명 안팎의 미얀마 시민이 피신해있다. 이중 상당수는 경찰과 그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군부 명령을 거절하고 피신한 경찰들은 한 목소리로 '경찰 내부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타 뼁은 "경찰서 직원들 가운데 90%가 시위대를 지지하지만 이들을 결속시킬 지도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 그립지만 미얀마로 송환되는 것이 두려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고백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최근 인도 정부에 공문을 보내 "양국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인도 영토에 도착한 경찰 8명을 미얀마로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군부의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60명 이상이 군경의 폭력 진압으로 인해 숨지고 18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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