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FC전 나상호 추가골 도와 시즌 첫 승 기여…서울 통산 100경기 출전 자축
"변호사 선임해 법적 책임 묻고자 준비…경기엔 부담 전혀 없어"
패스 줄 곳 찾는 기성용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 택배 배송 다시 시작합니다. 기다리세요.'
프로축구 FC 서울의 미드필더 기성용(32)은 2021시즌을 앞둔 1월 소셜 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렸다.
자신의 장기인 '택배 크로스'를 다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은 메시지였다.
지난해 여름 유럽 생활을 마치고 서울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돌아왔으나 부상 여파로 경기에 얼마 나서지 못했던 그는 동계 훈련에서 부상을 털어내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새로운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그가 초등생 시절 축구부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지난달 제기되며 개막 직전 기성용 개인은 물론 축구계 전체가 큰 소용돌이에 빠졌다.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맞이한 지난달 27일 전북 현대와의 공식 개막전에 그는 선발로 출전했으나 허벅지에 이상을 느껴 전반에 교체돼 경기도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전북 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정면 돌파'를 택한 기성용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FC와의 K리그1 2라운드 홈 경기에도 선발 출전, 마침내 서울 복귀 이후 첫 '택배 배송'에 성공했다.
서울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6분 그가 센터 서클 뒤에서 나상호를 향해 길게 보낸 패스가 정확히 떨어지며 추가 골로 연결된 것이다.
이 도움으로 기성용은 2009년 11월 21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도움을 작성한 이후 11년여 만에 K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는 전북 전보다 긴 후반 27분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패장 김도균 감독이 "서울의 기성용, 나상호 등 클래스 있는 선수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기성용의 경기 리딩이나 한 번에 승부를 가를 수 있는 킥력에 전체적으로 무너졌다고 본다"고 패인을 짚을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컸다.
서울의 박진섭 감독은 "기성용은 킥을 비롯한 개인 능력은 물론 주장으로서 이끄는 힘도 있는 선수"라며 "몸 상태가 더 올라온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활약을 칭찬했다.
교체되는 기성용 |
기성용은 "작년에 부상 때문에 팬들 앞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웠는데, 오늘 팬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봐서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특히 홈 경기 때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허벅지 상태에 대해선 "동계훈련 마지막 날 약간 불편한 느낌이 있어서 첫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해 전북 전에는 보호 차원에서 전반에 나갔다. 오늘은 100%는 아니었지만, 그때보다 나아졌다"면서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수원 FC전은 기성용이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서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00번째 경기였다.
앞서 K리그 86경기, 대한축구협회(FA)컵 5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경기 등 99경기에 나섰고, 이날 100경기를 채웠다.
기성용은 "의미가 큰 100번째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이겨서 기쁘다"며 "200경기, 그 이상까지 많은 경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기성용은 법적 대응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누가 말하지 않아도 진실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건 저다. 심도 있고 강경하게 대응하고자 변호사님과 잘 상의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은 "앞으로 제 축구 인생에 많은 경기가 있을 텐데, 오늘 보셨겠지만 (이 일로 인해) 경기력에 부담이나 무리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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