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시민단체 무료장례서비스협회(Free Funeral Services Society)의 구조대원들이 지난 3일 양곤에서 반쿠데타 시위에 나갔다가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미얀마 무료장례서비스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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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4일 반쿠데타 시위에서 부상당한 시민들을 응급처치하던 구조대원과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을 체포했다.
이라와디는 이날 군경이 양곤 북부 오칼라파 지역에서 총을 맞은 시위대를 지원한 자선단체의 자원봉사자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군경은 구조대원의 머리를 발로 차고 소총 끝으로 구타했다. 이들이 사용하던 구급차도 망가뜨렸다.
체포된 구조대원들은 구금자를 고문하기로 유명한 인세인 교도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대표인 유 흘라 캬잉은 “구조대원들은 부상자들을 적시에 치료하려고 병원으로 이송하려다가 길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한 구급차 운전사는 “군경이 부상자를 돌보는 구조요원에게 구급차에서 나오라고 명령한 뒤 격렬하게 구타했다”면서 “나는 차에서 내려 운전자와 다른 사람을 때리라는 말을 들었다. 군경이 우리 중 한 명의 허벅지에 총을 쐈다”고 미얀마나우에 말했다.
군경은 전날 밤 양곤의 북 우깔라빠 지역에 있던 무료장례서비스협회(FFSS) 사무실도 급습했다고 미얀마나우가 전했다. 이 단체는 군부의 총을 맞고 부상당한 시위대를 치료해왔다. 군경은 부상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3명을 공격했다. 구급차 운전사를 포함한 4명이 인세인 교도소에 구금됐다.
시민들에게 무료 봉사를 해오던 장례협회 관계자는 “우리 단체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그들이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미얀마나우에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저항시위가 벌어진 만달레이 상공에는 전투기 5대가 저공비행을 하며 시위대를 위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페이스북에는 북 우깔라빠 상공을 날던 전투기에 공격받은 인근 구조물이 불타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영화 세트장이 아니다. 전쟁같다”고 적었다.
유엔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최소 54명이 사망했고, 1700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언론인도 29명 넘게 체포됐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한 시민이 4일 북 우깔라빠 상공에서 전투기 공격으로 인근이 불타는 사진을 올렸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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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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