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회 장소 선점…섬광수류탄·고무탄·물대포 쏘고 경고 사격
주요 도시에서 집회 장소를 선점한 뒤 몰려드는 시위대를 향해 섬광 수류탄, 고무탄, 물대포를 쏘고 공중을 향해 경고사격까지 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또 선봉에 선 시위대를 마구잡이로 체포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전하는 취재기자들까지 주요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시위에 참여한 여성 1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위대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 |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최대 도시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등 전국 곳곳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경찰이 양곤 흘레단 사거리 등 주요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 고무탄 등을 쏘며 접근하는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특히 소수민족 수백 명이 시위에 참여한 양곤에서는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 고무탄을 쏜 데 이어 공중을 향해 총을 쏘며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경찰이 실탄을 발포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얀마 중부 몽유아 지역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이곳 시위에 참여한 여성 1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복수의 현지 언론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AP 통신도 몽유아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총격으로 숨졌다는 미확인 소식이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면서 사실 확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사진과 희생자 신원 등을 고려할 때 신뢰할만하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이 사실로 확인되면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군경의 총격을 받고 숨진 민간인은 최소 5명으로 늘어난다.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에 참여한 여성 1명이 총격을 받고 열흘 만에 목숨을 잃었고, 20일에는 만달레이에서 무차별 총격 등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밤에는 양곤에서 30대 자경단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최루가스 피해 뛰는 미얀마 시위대 |
경찰은 또 이날 시위 현장에서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펴 수십 명을 붙잡았고, 취재 기자들도 상당수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몽유아 지역에서는 SNS로 현장 상황을 중계하던 다수 기자가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AFP 통신은 양곤에서 미얀마 나우 기자 등 취재진 3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전날에도 양곤 도심에서 일본인 프리랜서 기자를 체포했다가 석방했었다.
이는 군경의 폭력 진압 상황이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쿠데타 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시민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최소 771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82명이 풀려났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도 네피도에서 가택 연금 중 다른 곳으로 옮겨진 아웅산 수치 고문의 소재가 이틀째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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