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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뿐 아니라 한국 체육계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초등 축구부 성폭력 사건’ 폭로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기성용 측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데다 폭로 당사자 중 한명이 오히려 성폭력 사건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여론이 악화된 탓이다.
25일 연합뉴스는 자신들이 축구부 성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한 C씨와 D씨 등 두 사람과 이들의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 간의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폭로가 나온 24일 오후 이뤄진 여러 번의 통화 내용을 종합한 결과 이들은 폭로전을 이어가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박 변호사와 통화에서 자신들의 신원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축구계에 알려지면서 심적으로 큰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D씨는 박 변호사와 통화에서 “우리가 신변 보호가 되고 아무도 몰랐으면 우리는 끝까지 갔어요. 그런데 애초에 시작부터 우리가 까지고(드러나고) 들어갔잖아요”라며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이어 “그런 거면 둘 중의 하나잖아요. 싸우든가, 돈 받고 끝내든가”라고 말했다.
통화에서 기성용 측이 접촉해왔다고 박 변호사에게 말한 D씨는 통화가 거듭될수록 폭로를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점점 분명히 했다. 이들 중 한명이 2004년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점이 드러난 정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D씨는 “(후배들이 전화해서는) ‘형은 깨끗한 줄 아느냐, 나도 가만히 안 있겠다’고 한다”고 박 변호사에게 말하기도 했다. 결국, D씨는 박 변호사와 4번째 통화에서 더는 폭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
C씨 역시 박 변호사와 통화에서 “시작도 D가 했고…, 저는 그걸 도와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중략) 사실확인 정도 해주고…”라며 발을 뺐다. 이어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돼서 저도 당황스럽다”"라며 “너무 큰 산을 건드린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24일 오전 자신들이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원이었던 2000년 1∼6월 운동부 선배 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폭로에 포함된 내용에 따라 가해자 중 한 명이 기성용이라는 추측이 인터넷상에서 확산됐다.
이에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C2글로벌은 곧바로 관련 사실을 부인하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기성용도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 결코, 그런 일이 없었다”면서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힌 상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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