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22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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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전역에서 22일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단행됐다. 군부의 강경 대응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국민 수백만 명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3일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 수도 네피도 등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2021년 2월22일 벌이는 시위라는 뜻에서 2를 5개 붙여 '22222 시위'로 불렸다. 이는 1988년 8월8일 민주화를 요구하며 진행됐던 '8888' 시위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총파업에는 공무원과 의료진, 은행원, 자영업자 등 각계각층이 대거 동참했다. 총파업에 참여한 한 양곤 시민은 로이터에 "월급이 깎인다고 해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군사 독재 체제 하에 머물게 되면 우리는 노예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총파업은 지난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후 최대 규모의 시위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나우는 "군부가 유혈 진압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공포에도 불구하고 북부 산악지대 친주부터 남부 타닌타리 해양지역까지 미얀마 전역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전했다.
22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깃발을 흔들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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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위 하루 전 군부가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지난 21일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2월 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미얀마 군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부 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 후 성명을 통해 지난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EU는 군사 쿠데타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이들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제재 수단으로는 자산 동결, EU 입국 금지 등이 고려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또 EU는 진행 상황에 따라 개발 협력 정책, 무역 특혜제도 등을 포함한 모든 정책 수단을 계속 재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인도적 지원은 계속 제공할 것이며 미얀마 국민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는 피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미국도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에 대한 추가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미얀마 군부 소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국은 이미 쿠테타와 연관된 일부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했다. 버마(미얀마) 국민을 지원한다는 목표에 관해서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책 수단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버마 군경이 시위대에 발포하고 시위 참가자들과 다른 사람들을 계속 구금 및 공격하고 있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를 표한다"며 "시위대에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에 대해 미국은 계속해서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하고 향후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얀마 군경은 지난 20일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고, 최소 2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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