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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금융감독원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예고된 가운데 징계에 대한 모호한 법적 근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판매사들은 당초 예고된 제재 수위가 경감될지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25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직무 정지(상당),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금감원은 CEO들에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해 불완전 판매를 유발했다는 책임을 물었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를 단일 회사 기준으로 가장 많은 3577억원 어치 팔았다. 신한금융투자는 3248억원, 신한은행은 2769억원 규모의 라임 펀드를 판매했다.
금감원은 금융사 주요 CEO에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금융지주회사법 등을 들어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중징계를 가할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고 반발한다. 실제 지배구조법 등에선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문구만 담겨 있다. CEO 징계의 잣대로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금감원이 중징계를 그대로 밀어붙이면 향후 금감원과 금융사 CEO의 소송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감원 징계의 법적 근거 역시 모호해 동시다발적인 소송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해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손태승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강행했지만 결국 법원이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금감원의 제재 이후 소송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라임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전현직 CEO의 잇단 중징계 통보에 금감원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중징계를 통보한 것은 당국의 책임을 금융사에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이에 업계가 사모펀드 가입자의 피해 구제를 위해 각종 조치를 적극 취했고 금감원에서도 금융사의 소비자 피해 회복 노력을 고려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면서 경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임직원 제재시 사후 수습 및 손실경감 노력, 사고금액 규모 및 손실에 대한 시정·변상 여부 등을 고려해 감면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해 2월에는 금융사 제재시 금융소비자보호처장과 사전에 협의하는 내용의 규정도 추가됐다.
업계에서 이번 라임펀드와 관련해 제재 경감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이제 금감원의 제재심 논의가 시작된 신한·우리은행은 사후 수습과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한 점을 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테티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의 최대 51%를 우선 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배상하라는 금감원의 분쟁 조정안을 수락해 전액 배상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손실 확정이 안 된 크레디트인슈어드(CI) 펀드에 대해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투자금 50% 선지급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소비자 구제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게 신한 측 설명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내부통제 미흡이 징계의 핵심인데 금감원이 제시하는 법에선 명확한 내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징계 수위 역시 너무 과하다”면서 “판매사들이 소비자 보호 노력을 한 점은 징계 수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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