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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 지금 방관자 아닙니까?"
국가대표 남녀 배구선수들의 '학교폭력' 가해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보여주기식 출전정지 징계를 내린 구단과 협회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15일 온라인상에는 '학폭' 사실이 드러난 이다영·이재영의 선수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날 피해자 학부모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징계 요구' 글이 올라오면서 비판여론은 가열되고 있다.
학부모 A씨는 배구계에 영향력을 지닌 이다영·이재영 선수의 모친인 김경희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까지 언급하며 배구선수단이 학창시절 쌍둥이 자매의 들러리였다고 폭로했다.
A씨는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있고 한 두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진실된 사과를 할 마음도 없어 보이니 그에 걸맞은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를 향해 호소했다.
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이다영·이재영 선수가 공식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추가 피해 폭로가 나오면서 사태는 악화하고 있다. 당초 "선수들의 심리 안정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던 흥국생명 배구단은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구단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배구단 운영에서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스스로를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난여론은 불붙고 있다. 무기한 출전 정지는 징계가 해제되면 다시 배구 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상 여론이 잠들 때까지 몸을 사리면 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학교 폭력 연루를 시인한 심경섭과 송명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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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학폭을 인정한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레프트 송명근과 심경섭도 자숙의 의미로 2020·2021 V리그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면서 '셀프 징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한배구협회는 공식입장을 내고 "학교폭력 사건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겨우 유사한 가건의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학폭' 가해 선수들에게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규정에 의거해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2020 도쿄올림픽 등 향후 모든 국제대회에 무기한 국가대표 선수선발에서 학폭 연루 선수들을 제외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지도자 및 선수 선발도 제한하기로 했다.
선배의 가혹행위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트라이애슬론의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 가혹행위 근절에 앞장서겠다던 대한체육회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뒤 체육인 교육센터를 통한 체육인 인성 교육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스포츠 인권 존중, 체육인 복지증진과 일자리 확충, 전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의 선순환 구조 마련, 체육 지도자의 직업 안정성 확보를 꼭 이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누리꾼들은 "구단이나 협회나 보여주기식 징계만 하지 말기를", "이다영·이재영 선수 형사처벌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무기한 출장정지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면죄부를 주겠다는 얘기다", "자숙 말고 은퇴시켜야 하는 거 아닙니까"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승요 기자 winy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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