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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 두 번째 턴부터 컴퓨터 측정 장비를 통해 타자들의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타격 훈련시 타구 속도다. 현재 몸 컨디션, 방망이 타이밍 등을 종합적으로,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다.
보통 타구 속도 1위는 아무래도 거포의 차지다. 힘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위는 팀의 대표적인 홈런 타자인 최정이나 제이미 로맥, 혹은 한동민의 차지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력분석팀에서 내놓은 답변은 의외였다. 한 관계자는 “전의산이 1등이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코칭스태프는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좋은 줄은 알고 있었는데 그 정도인지는 몰랐다”는 반응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년 SK의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전의산은 사실 이번 제주 캠프에 없을 뻔했다. 1월 중순 캠프 명단을 어느 정도 확정지을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명단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시즌 종료 후 입대를 추진하기도 한 선수다. 그런데 공익근무 자리가 나지 않아 입대가 미뤄졌고, 민경삼 대표이사와 류선규 단장이 직접 강화를 방문했을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결국 1군 코칭스태프도 그 자질을 인정하며 막차로 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전의산은 첫 타격 훈련부터 합류의 이유를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의산은 1등이라는 수치에도 겸손했다. 물론 연습 타격이기는 하지만 대선배보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점에서 기분을 낼 만도 한데 얼굴에는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는 “아직 엄청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지는 못한 상황이다. 조금씩 타격에 수정을 거치면서 맞는 타이밍이 좋아졌다.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면서 “손 위치 등 세밀한 부분을 이진영 타격코치님과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난해에는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날렸다. 입단하자마자 겪은 나름의 시련이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관심 속에 무럭무럭 자랐다. 전의산은 “2군에서부터 코치님들이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조금 좋아졌는데, 캠프에 온 뒤 이진영 홍세완 코치님이 더 잘 가르쳐 주신다. 선배님들도 계시고 하니까 배울 게 많다.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재능 자체는 숨길 수 없다. 이진영 코치는 이 코치는 “그라운드를 아주 넓게 쓰는(타구 방향)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보완점이 있다”면서도 “오른쪽으로 가는 타구는 다른 선배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또 이해를 빨리 한다. 자신의 것을 잘 만드는 거 같다. 할 게 무궁무진하지만 잘 받아들인다”고 단언했다. 류선규 SK 단장은 “양준혁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 정도다. 로맥의 뒤를 이을 1루수 후보다. 구단의 큰 기대치를 실감할 수 있다.
선수 스스로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의산은 “첫 캠프고, 많이 서투르다. 이번 캠프의 목표는 아프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장 1군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지금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타격에 대해 좀 더 배워보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쳐야 하는지, 어떤 느낌으로 쳐야 하는지 많이 알고 싶다”면서 “경기도 많이 하고 할 텐데 타석에서 임하는 자세라든지 잘 알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순수한 욕심이었다.
지난해에는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있었다. 그는 “작년에는 안 좋은 모습 보여드렸다”고 고개를 숙인 뒤 “첫 입단한 것으로 생각을 해서, 실망 안 시켜드리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2021년의 전체 목표는 “1군에 많이 따라다니는 것”. 전의산은 그런 목표를 세운 것에 대해 “힘의 차이보다 기술의 차이인 것 같다. 롤모델민 (한)동민 선배님 타격을 보면 돌아가는 스윙이 확 돌아가 버린다.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리신다. 아직 기술적인 부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큰 그릇은 증명했고, 이제 두 번째 증명할 것은 성장 속도다. SK도, 전의산도 천천히 밟아갈 단계에 흥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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