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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기면 이틀 휴가"…연패 악몽 탈출, 삼성화재 막전막후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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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전력을 상대로 8연패 늪에서 탈출한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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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팀 스포츠는 좋은 분위기가 경쟁력의 우선 요소다. 삼성화재가 ‘자율성 속 책임’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연패 악몽’에서 벗어났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19 11-25 25-18 23-25 15-13)로 승리했다. 직전까지 팀 역대 최다인 8연패 늪에 빠졌던 최하위 삼성화재는 시즌 5승(24패)째 승점 21를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의 디딤돌을 놓았다. 특히 외인 마테우스 크라우척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김동영이 20득점, 황경민이 16득점, 신장호가 12득점 등 토종 선수가 훨훨 날았다. 박상하도 주요 고비에서 블로킹 3개를 곁들여 5득점했다. 반면 연승 가도에 성공하며 3위 경쟁에 나섰던 한국전력은 14승15패(승점 46)로 3위 OK금융그룹, 4위 우리카드(이상 승점 48) 추격에 실패하며 5위에 머물렀다.

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경기에 계속 지면서 불안감을 느끼더라. 함께 이겨낼 방법을 찾자면서 2시간정도 자유 토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단체훈련 대신 포지션별 하고 싶은 훈련을 제안했다. 자율성 속 책임감을 매겼다”고 했다. 경기 전날에 단체 훈련에 집중한 것 외엔 선수 스스로 부족한 점을 메우는 방식을 선택했단다. 이는 곧 패배 늪에 빠졌던 선수단에 ‘하고자 하는 의지’를 새롭게 안겼다. 그리고 이날 코트 안팎에서 발현됐다. 오름세의 한국전력을 상대로 세트마다 분위기가 엇갈렸지만 ‘할 수 있다’는 의지 아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한국전력에 19-22로 뒤진 상황에서도 신장호의 백어택을 앞세워 23-24까지 추격하는 등 맹렬한 기세를 뽐냈다. 비록 4세트를 내줬으나 기세가 파이널 세트로 이어졌고 5-5 팽팽한 접전에서 박상하가 러셀의 두 차례 공격을 연달아 저지했다. 이어 안우재의 서브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10-7 리드 상황에서도 신장호의 스파이크 서브가 상대 코트를 갈랐다. 막판 한국전력이 끝까지 추격했지만 두 차례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삼성화재의 승리로 끝났다.

고 감독은 5세트에 앞서 선수를 모아놓고 “오늘 이기면 이틀 휴식을 주겠다”고 외쳤다. 어느 때보다 좋은 경기력으로 파이널 세트까지 이어진 승부였던 만큼 놓칠 수 없었다. ‘휴식’이라는 당근 제시와 함께 선수들의 막판 집중력을 요구했다. 신장호는 연패 탈출 이후 “솔직히 그것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웃더니 “감독께서 경기 전부터 우리의 요구를 잘 받아주시고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영도 “경기 전에 다들 ‘미친듯이 즐기자’고 했는데 승리로 이어졌다. 앞서 (포지션별 훈련으로) 평소 안맞는 것을 중점적으로 제어했는데 역시 효력을 봤다”고 만족해했다.

어느 때보다 명랑했던 분위기는 웜업존 대기 선수도 마찬가지. 경기 내내 우렁찬 목소리와 팀 점수가 날 때마다 구단 응원가까지 불러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고 감독은 “다 함께 하자는 의지가 느껴지더라. 나 역시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한 함성이 쏟아졌다”며 “평소 선수들이 ‘이런 것(자율적인 분위기)에 목말라했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무기력함을 없애고자 선수끼리 똘똘 뭉쳤고 선수 입에서 방법이 나왔다는 게 감독으로 가장 기쁘다. 역시 팀 스포츠는 팀 워크가 최고의 전술”이라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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