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점유율 54.28% 차지한 '주포'…허벅지 부상으로 3주 진단
KB손해보험 케이타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20·KB손해보험)의 빈자리는 컸다.
KB손해보험은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벌어진 선두 대한항공과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19-25 14-25 17-25) 완패를 당했다.
1∼2위 간의 맞대결이었고,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2승 2패로 호각이었지만 케이타가 있고 없고는 천양지차였다.
KB손보는 세 세트 모두 20점 미만에 그치는 졸전 속에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전무했다.
케이타가 KB손보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케이타는 허벅지 근육이 1㎝ 정도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약 3주간의 재활에 들어갔다.
지난해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KB손보의 1순위 지명을 받은 케이타는 V리그 데뷔와 동시에 리그 판도를 뒤흔들었다.
키 206㎝의 장신에 압도적인 팔 길이, 흑인 특유의 유연성까지 더해져 상대 블로커들을 자유자재로 농락했다.
지난해 11월 3일 삼성화재전에서는 무려 54점을 퍼부었다.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 공동 2위 기록으로 2011-2012시즌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가 작성한 최고 기록(58점)에 4점 적었다.
압도적인 리그 득점 1위 케이타를 앞세워 KB손보는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포스트시즌 잔혹사'도 올 시즌 막을 내릴 것으로 보였다.
KB손보는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오랜 기간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한 팀이다. 마지막 포스트시즌이 2010-2011시즌으로 무려 10년 전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위해 막판 스퍼트에 나서야 할 시점에 팀 공격의 54.28%를 책임지던 케이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를 만났다.
KB손보는 리시브 효율이 32.06%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리시브가 불안해도 케이타가 어려운 공을 척척 해결해줬기에 티가 안 났다.
하지만 그런 케이타가 빠졌다. 다른 팀에서 외국인 선수가 빠진 것보다 KB손보에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KB손보는 이제 선두 탈환은커녕 '봄 배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현재 남자부는 대한항공이 독주 체제를 갖춘 가운데 2위 KB손보에서 5위 한국전력의 간격이 불과 승점 8이다.
남자부 준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3·4위의 승점 차가 3 이내일 때만 성사된다.
KB손보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기면서 포스트시즌 경쟁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KB손보는 향후 3주간 한국전력, 삼성화재, 우리카드, OK금융그룹과 차례로 격돌한다. 케이타가 돌아올 때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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