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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머나먼 미얀마 민주화의 길…군부, 또다시 국가 전면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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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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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10여년 간 점차적으로 민주화의 길을 걷던 미얀마가 또다시 군부독재라는 암흑의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 군부가 민주화의 아이콘이자 실권자였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권력 이양을 선언하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에게 국가 권력이 이양됐다고 밝혔다. 현재 미얀마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인 양곤 일대는 군인들이 장악한 상태다.

◇총선 결과 맘에 안든 군부, 여권인사 기습 구금=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최근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헌법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쿠데타를 시사하기도 했다.

당시 선거에서 NLD는 476석 가운데 396석을 획득하면서 단독정부 구성에 성공해 '문민정부 2기'의 순항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군부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고 선거관리당국에 총선 결과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결국 군부는 마침내 수치 여사와 윈 민 대통령, NLD 인사들을 붙잡아 구금했다. 이 사실을 언론에 알린 묘 뉜 NLD 대변인은 AFP통신에 "현재 일어나는 상황을 봤을 때 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고 추정해야 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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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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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민주화의 결과?…아직 건재한 군부=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2015년 11월에 총선거에서 NLD는 상·하원 491석 중 390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고 2016년 1월 대통령을 선출했다. 미얀마가 장장 53년만에 군부독재 체제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2008년 군부정권에서 제정된 헌법에 따라 상하원 의석의 25%가 군부에 할당되고 국방부·내무부·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부처 장관 지명권도 군부에 주어졌다. 민주화 세력이 집권했다 하더라도 군부 세력의 견제를 받아야 했다.

이 헌법 때문에 영국인 남편과 결혼한 수치 여사는 대통령 후보도 될 수 없었다. 헌법상 배우자 혹은 자녀 등 직계가족이 외국 국적자일 경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불완전한 형태라는 지적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재임 중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해 "미얀마의 민주화는 진짜지만 아직 불완전하다"며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수치 고문은 그간의 공약이었던 개헌을 추진하려다 군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NLD 주도로 마련된 이 개헌안은 군부에 할당된 의석수를 15년에 걸쳐 점점 줄인다는 계획을 담고 있었다. NLD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거둔 압승은 군부에 위기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존 시프턴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담당 국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미얀마를 수십년 간 통치했던 군부는 애초에 권좌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들은 애당초 민간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았으므로, 어떤 의미에서 오늘의 사건들은 이미 존재한 현실을 드러낼 뿐"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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