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성 무산에 삐진 실링 "후보서 빼달라"…내년에도 자격 유지
커트 실링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 투수 커트 실링(54)은 내년에도 '원치 않는'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8일(한국시간) 실링이 내년에도 명예의 전당 후보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BBWAA 회원의 투표로 입회자를 결정한다.
실링은 빅리그 통산 20시즌 동안 216승 146패 2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46 등을 기록하고 올스타에 6차례 선정된 투수다.
포스트시즌 활약은 더욱 대단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3번이나 경험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던 2004년에는 발에 피가 나는 상황에서도 역투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핏빛 투혼'을 펼쳤다.
하지만 BBWAA 회원들은 실링을 쉽게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그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9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27일 발표된 2021 MLB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실링은 71.1%(285표) 득표율을 기록했다. 후보 25명 중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받았지만, 헌액 기준인 75%를 넘기지 못했다. 16표가 부족했다.
명예의 전당 후보는 10번의 기회를 받는다. 이미 9번 실패한 실링은 내년 마지막으로 헌액에 도전한다.
그러나 실링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디어는 커트 실링을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내년 투표에서는 빠지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BBWAA는 "실링을 10번 중 마지막 해에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며 실링이 후보에서 빠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BBWAA는 국립 야구 명예의 전당 이사회가 제정한 규정에 따라 1936년부터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행사해왔다면서 "85년 동안 규정을 준수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링이 명예의 전당 입회에 번번이 실패한 것은 인종차별·성차별적·성소수자 혐오 발언 등으로 각종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폭력적 시위를 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옹호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다.
실링은 폭스스포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가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었다면 이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도 명예의 전당은 한 명의 입회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먼스도 전날 실링과 함께 9번째 명예의 전당 헌액 도전에 실패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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