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평론가인 저자는 아이돌에게 기대되는 것, 아이돌을 유형화하고 소비하는 방식 등에 숨은 성별 차이를 분석하고 문제가 없는지를 따져본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자 아이돌이 처한 상황을 짚고 이들의 분투 역시 조명한다.
저자는 아이돌 산업의 다양한 요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팀 작명법에서부터 아이돌이 색채를 사용하는 법, 세계관, 가사의 화법,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 복장 등을 두루 분석 대상으로 삼고 '다르게 보기'를 시도한다.
많은 여자 아이돌에게 주어지는 '요정', '여신' 캐릭터는 이들을 비현실적 이미지에 고착시키고 대상화하는 기제가 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인간이 아닌 존재라는 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여자 아이돌의 이름엔 '소녀'와 '걸'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 아이돌의 이름에는 성중립적인 '키드'나 '차일드'가 많이 사용된다는 점 등 무심코 지나칠 법한 아이돌 산업의 관행을 되묻게 한다.
산디. 288쪽. 1만5천원.
▲ ECM 50 음악 속으로 = 류진현, ECM 레코즈 지음.
ECM(Edition of Contemporary Music)은 1969년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가 독일을 기반으로 설립한 음반사다.
당시 26세의 아이허는 단골 음반 가게 주인의 돈을 빌려 첫 재즈 음반을 제작하며 ECM을 시작했고, 이후 50여년간 1천600장 이상의 앨범이 발표됐다. 키스 재럿과 폴 블레이, 얀 가바렉, 칙 코리아, 팻 메시니 등의 명반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ECM 50 음악 속으로'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재즈와 현대음악 레이블"로 인정받는 ECM의 여정을 50장의 앨범으로 살펴볼 수 있는 해설서다.
음악 애호가인 저자는 ECM의 한국 디스트리뷰터(배급사)인 씨엔엘 뮤직에서 20년 가까이 ECM을 담당하며 이 레이블의 음악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다.
ECM 음반들은 음악과 음향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아트워크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책을 위해 뮌헨 ECM 본사에서 커버 이미지를 받아 CD보다 큰 사이즈로 수록했다.
에이치비 프레스. 148쪽. 2만4천원.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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