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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실패를 사랑하는' 예술가의 다정한 시선…요조 새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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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신곡 '모과나무'도 발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뮤지션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제주도에서 동네 서점을 운영하는 요조가 일상과 삶,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사려 깊은 필치의 산문집으로 엮었다.

그의 앞선 책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오늘도, 무사' 등이 대부분 한 가지 주제를 다뤘다면 신간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마음산책)에서는 보다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술가로서 성실하게 삶을 응시하고 세상과 다정하게 감응하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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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절 "예술가란 모름지기 환상을 좇는 나약하고 불안한 존재여야 한다"라고 믿었던 그는 반 고흐의 삶에서 '건강하고 튼튼한' 자기 확신의 가치를 발견한다.

자신이 쓴 글, 자신이 부른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듣고 고치는 예술가의 작업은 곧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 역시 "몇 줄의 노랫말을 쓰기 위해 쩔쩔매"는 순간을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용감하게 겁이 나는" 마음으로 노래해 보겠다고 다짐한다.

책은 가족과 연인, 주변 예술가 등 요조가 애정을 갖고 바라본 타인들의 이야기로도 빼곡하다. 시래기 볶음을 만들다 문득 떠오른 친구 민준기 작가의 전시를 보러 가고, 임경선 작가에게 호텔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등의 일화를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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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겸 작가 요조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그의 시선은 도서정가제와 채식 등 사회적 이슈로도 확장된다. 책방을 운영하며 불법 주차 등으로 속앓이하기 일쑤였던 그는 사람들의 "구겨진 얼굴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거리에 나와야만 했던 약자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 것.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귀하게 배운 태도이다."

새 책과 함께 4년 만의 신곡 '모과나무'도 25일 발매했다. 요조의 산뜻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를 느낄 수 있는 포크 발라드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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