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며 '성추행당했다'고 해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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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정의당 성추행 사건에 대해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님의 용기를 응원한다”고 했다.
진 검사는 25일 페이스북에 ‘노동, 성, 권력 : 여성의 지위, 장혜영 의원님의 용기를 응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남성의 경우 평소 아무리 자제력이 높더라도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갑자기 흥분하거나 도발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회를 주는 상황(차 안에 단 둘만 남아있다거나, 좁은 장소 등에 단둘만 남겨지거나, 여성의 경우 술에 취해서 혼자 남겨진다거나 어두운 곳을 혼자 걸어간다거나 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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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검사는 “이것은 평소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 대문과 현관에 잠금장치를 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주의력만 기울이면 쉽게 습관화된다”며 “여성의 잘못이 있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를 입고 나면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겪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차원이므로 쟁점의 혼동을 유발하여 많은 여성이 피해를 입도록 방치하지는 말아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로 선발돼 입법 활동에 전념하시는 분조차도 가까운 지인으로부터의 ‘unwanted sexutal advancement’(원치 않는 성적 발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점에서, 여성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남성들을 범죄자화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이러한 피해를 당하지 않고 남성들도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남녀간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반복해서 교육하여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더욱 명확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진 검사는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자신이 박 전 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고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를 ‘2차 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14일 법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정황을 공개하자 진 검사는 “기소되지도 않은 사람에 대한 별건 판결”이라며 “사법이 (나치) 돌격대 수준으로 전락한 징후”라고 했다.
15일엔 페이스북에 ‘꽃뱀은 왜 발생하고 왜 수틀리면 표변하는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서 진 검사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를 겨냥해 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그는 “꽃뱀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가설이 매우 다양하지만 사회적 생활을 하는 지능 있는 포유류 중에서는 ‘지위 상승’과 ‘경제적 지원’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며 “단기적 성적 접촉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상승시키고,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고자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진혜원 검사의 해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페이스북 |
이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4개 단체는 법무부와 검찰에 진 검사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2차 가해 발언을 일삼은 진 검사는 검사징계법에 따른 징계 대상”이라며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은 진 검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진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에게 ‘꽃뱀’, ‘순수하고 순결한 척하기’ 등의 표현을 써 폄훼하면서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를 대변했다”며 “피해자와 대한민국 여성에게 되돌릴 수 없는 모욕감을 줬다”고 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도 진 검사를 정직, 해임 혹은 파면에 대항하는 중징계 조치를 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법원 판결을 ‘나치 돌격대 사법’이라고 비하한 게시글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판결을 한 사법부 판사와 재판부를 비하하는 것은 법조인으로서 삼권분립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5일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권위는 “9년 동안 서울특별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과 하위직급 공무원 사이의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성희롱”이라며 “박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이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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