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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숨통 트인 카페·실망 가득 식당과 주점…거리 곳곳 극명한 자영업자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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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카페 19만곳 취식 영업 재개 분주한 움직임 "1시간 제한 등 손님 갈등 우려"

온도차 뚜렷한 식당·주점 "굶어죽겠다"…자영업자 희생만 강요 정부 원망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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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커피의 한 직원이 18일부터 시작되는 매장 영업을 위해 테이블을 재배치하는 모습. 사진제공 할리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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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7일 오후 8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카페는 테이크아웃 손님이 자취를 감추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였다. 18일부터 매장 내 취식을 허용하는 방침에 따라 테이크아웃 및 배달만 이용 가능 홍보물과 가이드라인 안내문을 제거하고 쌓아둔 의자 탁자를 재배치했다. 사장 이현애(가명)씨는 "이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라면서 "거리두기 지침 완화 효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매장 내 취식 허용 자체만으로도 매출은 그 전과 비교해 회복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활기찬 카페 바로 옆에 위치한 주점 사장 한지운(가명)씨 표정에는 싸늘함만 가득했다. 시계 바늘이 오후 9시를 가리키자, 그는 약속이라도 한듯 가게 정리를 하면서 "식당과 주점의 오후 9시 영업 제한이 연장되지 않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밤 장사를 해야하는 주점은 사실상 하루에 한두 시간 영업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라고 한숨을 지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를 이달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세부 지침이 일부 달라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카페는 다양한 제한 사항에 우려를 보이면서도 매장 취식 허용에 안도감을 표하는 반면 식당과 주점 등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 영업시간 연장 지속 소식에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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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취식 가능 등 안내문을 다시 붙이는 모습. 사진제공 할리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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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카페 19만곳 취식 영업 환영

방역지침 완화로 매장 내 취식이 허용된 카페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카페 19만 곳은 안내문 재배치, 테이블 세팅 등으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모습이었다. 특히 스타벅스, 할리스, 파스쿠찌 등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는 각 점포에 안내문 수칙 공지 전달과 더불어 취식 영업을 위한 소독과 안내 표지를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미선(가명)씨는 "우리 가게는 홀(매장) 중심 영업을 하는 곳으로, 포장도 배달도 용이하지 않아 매출 감소 타격이 컸다"면서 "현재 직원 2명 모두 내보내고 혼자 버텨왔는데, 이제라도 장사를 할 수 있는 상황에 안도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매출 절반이 뚝 날아갔는데, 영업을 해봐야 알겠지만 다시 매장에서 케이크와 빵 등을 팔 수 있으니 당연히 매출출 회복을 기대한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각종 권고 사항에 대해 우려도 표했다. 정부는 시설 허가·신고면적이 50㎡ 이상인 식당과 카페는 테이블 또는 좌석 한 칸을 띄워 매장 좌석의 50%만 활용, 이를 준수하기 어려울 경우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또는 칸막이 설치, 2인 이상의 이용자가 식당·카페에서 커피·음료·간단한 디저트류만 주문했을 경우에는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 등을 권고했다.


특히 카페가 우려하는 권고 사항은 '2인 이상 1시간 제한' 조건이다. 손님과의 갈등이 우려되면서 불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용인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미애(가명)씨는 "취식 불가 당시에도 매장에 앉아 마시고 가겠다는 등 막무가내 손님이 제법 많아 갈등이 있었다"라면서 "2인 이상으로 온 손님들이 딱 1시간만 앉아 있지는 않을 텐데, 나가달라고 하면 분명 항의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씨는 "항의만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또 막무가내 손님이 들어와 폭언과 폭행 등으로 번져 애꿎은 아르바이트 직원만 다칠까 고충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일산시의 한 카페 사장 강영민(가명)씨는 "손님이 1시간 이상 자리에 있는지 현실적으로 전수 조사를 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항의가 들어온다면 카페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냐"라면서 "세부 사항을 지키기 위한 점주와 손님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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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음식점 입구에 '4명 이하만 입장 가능'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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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주점 "왜 우리만 참나" 원망 가득

식당과 주점은 기준 완화 가능성이 점쳐졌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그대로 유지된 데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원망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일산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민철(가명) 씨는 "주점은 밤 9시 이후가 본격적인 장사인데, 매일같이 하루 한두 시간 장사하려고 문을 열고 있다"라면서 "왜 우리면 희생을 강요당하고, 우리가 영업 제한을 받는다고 코로나19가 잡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이 큰 복합쇼핑몰 등은 가만히 두면서 애꿎은 식당이랑 주점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라면서 "진짜 나가서 머리 깎고 시위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강지연(가명)씨는 "우리 가게 좌석은 100석에 달하는 대형 매장으로 회식 손님, 대규모 가족 손님이 주를 이뤄 피해가 솔직히 크다"라면서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연장되면서 또 당분간 매장 영업은 신통치 않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강씨는 "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를 바탕으로 거리두기 지침을 정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자영업자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방역 지침을 강조하면서 자영업자의 희생만 요구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분당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신진철(가명)씨는 "어차피 올해 1년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이는데, 자영업자 희생만 강요하는 거리두기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라면서 "식당이랑 주점만 잡는다고 상황이 좋아지는 것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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