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개점휴업"..영업 제한적 허용에도 자영업자 '한숨'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이재은 기자]

(광명=뉴스1) 황기선 기자 = 11일 경기 광명시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점주가 영업 재개를 위해 매장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유행이 안정화하면 헬스장, 노래방, 학원 등 현재 집합금지가 내려진 업종에 대해 방역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오는 17일 이후 수도권 2.5단계 기준인 하루 확진자 400~500명 미만 여부를 고려해 영업 허용 수준을 조정키로 했다. 2021.1.11/뉴스1

정부가 오는 18일부터 카페 내 취식을 허용하고 헬스장, 노래방 등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기대감과 함께 우려가 섞여 나온다.

가장 기대가 큰 곳이 카페다. 18일부터 카페 내 취식이 9시까지 허용된다. 서울 명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취식 금지로 매출이 80% 가까이 감소했는데 다행"이라며 "숨통은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인 이상의 이용자의 경우 1시간 이내로 머물러야 한다는 방침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며 "손님들과 마찰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내 한 카페 점주는 "그동안 매장 내 취식하고 싶던 욕구가 억눌려있던 만큼 보상심리 영향으로 카페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2인 이상 1시간 제한'은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꼭 지켜야하는 '법'이 아니라 '권고'인 만큼 점주 입장에서도 이를 지키지 않는 손님들에게 강력하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헬스장과 노래방도 운영이 재개되지만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해야하는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1차 식사를 하고 노래방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9~12시에 손님들이 가장 몰린다"면서 "9시까지 영업을 하라는 것은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를 바가 없다. 영업 시간을 조금 더 늦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C씨는 "몇 시간 돈 벌라고 문을 열어 전기료, 인건비 등 고정비를 지출하는 것보다 차라리 영업을 안하는게 이익"이라고 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C씨도 "헬스장은 직장인이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가 피크 시간대"라며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영업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입장 인원에 제한을 둔 것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8㎡당 1명의 이용 인원을 준수하기 어려운 코인노래방 등은 룸별 1명씩만 이용해야 한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D씨는 "룸별 1명씩만 이용하라는 것은 혼자 와서 노래 부르고 가라는 뜻인데 그러면 누가 와서 노래를 부르겠냐"면서 "조삼모사이고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5인 이상 모임 제한이 풀리고 오후 9시 이후 영업 재개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실망감도 크다. 정부가 이달 말까지 5인 이상 모임을 제한하고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하라는 방침을 유지해서다.

도봉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E씨는 "이번에는 꼭 풀릴줄 알았는데 이달 말까지 또 참으라고 하니 속이 타들어간다"면서 "저녁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가게세가 이달에도 또 밀리게 생겼다. 지금 정부의 방침들은 자영업자의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이재은 기자 jennyle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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