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대출금리만 하락
자격·업종·형편기준 강화돼
대출대상 되려 ‘고육책’까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3차 재난지원금인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을 지급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지원액 부족과 높은 임대료 등으로 장사를 포기하고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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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받기 위해 일부러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자영업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받은 자영업자들은 더이상 정부 지원 대출 상품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한번 지원을 받았다고 형편이 크게 나아지기 어려운 자영업자로써는 난감한 일이다. 지난달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기대출 이력과 무관하게 최대 2000만원 한도로 긴급대출을 진행했으나, 접수 당일 6시간 만에 마감됐다. 이달 18일 1000만원 한도의 추가대출이 개시되지만, 이 상품은 집합 제한·금지 업종 한정으로 제공된다.
자영업자들의 제도 금융권 대출 이용은 더 어려워졌다. 한국은행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의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4분기 ‘3’에서 올 1분기 ‘-6’으로 9계단이나 하락했다. 금융회사들이 정책 대출이 아닌 자체대출 심사는 아주 까다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 4.5%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미소금융 상품에 자영업자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아니면 신용점수 제한이 존재한다. 기존 등급제에서는 6등급 아래로, 현 점수제 하에서는 하위 20%에 해당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자격을 갖추기 위해 고의로 신용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지난해 말 미소금융을 이용한 한 자영업자는 “상품을 신청했지만 신용등급이 조건에 맞지 않다고 거절당했다”며 “신용카드를 만들고 카드 대출까지 받아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추니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소금융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던 1분기에 1000억원이 넘는 공급을 달성했으나 다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2분기에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 3분기,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공급액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 3분기에만 미소금융은 899억원(8675건)이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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