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온 것을 환영” 네덜란드서 샌드위치 뺏긴 영국트럭 기사

육류반입 금지 EU규정 적용

/네덜란드 방송 NPO1 캡처

영국의 트럭 기사가 네덜란드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지난 1일부터 단행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때문에 세관 당국에 샌드위치를 몰수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방송 NPO1은 최근 네덜란드의 후크반홀란드 페리 터미널에서 세관원들이 여객선을 타고 네덜란드에 들어온 영국 트럭 기사들로부터 햄 샌드위치를 몰수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이 햄 샌드위치는 기사들이 점심으로 가져온 것이었다. 세관원이 포일에 싸인 샌드위치를 압수하며 “더 이상 고기나 과일, 채소, 생선 같은 특정 음식들을 들여올 수 없다”고 하자, 당황한 기사는 “고기는 가져가더라도 빵은 남겨줄 수 없겠냐”고 했다. 그러자 세관원은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안 돼요. 모든 게 압수됩니다. 브렉시트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선생님, 죄송합니다.”

EU집행위원회는 육류·유제품이 구제역이나 돼지열병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EU 외 국가에서 이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이 EU와 결별하면서 EU 외 국가가 받는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영국 환경식품농림부도 앞서 상업용 차량 운전자들에게 ’2021년 1월 1일부터 고기나 유제품 등을 EU 국가에 가져갈 수 없다. 국경을 넘기 전 해당 식품을 소비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안내한 바 있다.

네덜란드 세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후크반홀란드 페리 터미널에서 몰수한 영국 기사들의 음식 사진을 공개했다. 샌드위치뿐만 아니라 시리얼, 오렌지 등이 있었다. 세관 측은 “1월 1일부터 영국에서 더 많은 음식을 가져올 수 없다”며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여행을 오려면 스스로 준비를 하라”고 공지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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