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심사…2월중 승인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도 순차 도입
종류 많고 단기간 개발 효능 검증 필수
장단점 파악 접종 대상자 선별 나서야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계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그러나 백신 종류도 많고 단기간에 개발된 백신들이어서 부작용과 효능 등 검증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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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영국을 시작으로 몇몇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의 백신 접종 시계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빠르면 2월부터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시설 어르신부터 순차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백신 종류도 제각각이고 팬데믹 상황으로 유례없이 단기간에 개발된 백신들이어서 부작용, 효능 등 검증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백신마다 장단점을 잘 파악해 어떤 백신이 어떤 대상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선별하는 작업이 백신 도입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월 접종 예상…식약처 “40일 이내 허가 목표”=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코드명 AZD1222)에 대해 허가 및 심사에 착수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은 같은 날 영국에서도 처음 접종이 시작됐는데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에서 1만 1636명에 대한 예방 효과를 확인해 12월 30일자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허가신청서가 제출됨에 따라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품질, 위해성관리계획, 제조·품질관리 자료 등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식약처는 제출된 자료 등을 통해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백신은 일반 의약품과 달리 감염병 예방을 위해 건강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의약품이기에 품목허가 외에도 사용 전 품질을 검증하는 국가출하승인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감염병 대유행에 사용하는 백신은 신속 출하승인 대상으로 다른 국가출하승인 의약품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라며 “통상적으로 2~3개월 이상 걸리는 국가출하승인을 20일 이내로 신속하게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40일 이내 허가심사를 완료하고 2월 중 승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신 도입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로서는 허가심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빠르면 2월 이내 승인이 되고 곧바로 의료진, 요양시설 고령자들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벡터·유전자·재조합 단백질 등 백신 종류 6가지=한편 팬데믹 상황에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데 현재 코로나 백신 종류는 6개 정도로 요약이 된다. 먼저 이번에 허가 신청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유전자를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제조한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전달체(벡터)로 사용하는 다른 바이러스 유전자에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삽입해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유전자를 사람 세포 내에 전달한다. 전달된 코로나 항원 유전자가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합성해 중화항체의 생성을 유도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제거하게 된다. 2019년 출시된 에볼라 백신이 바이러스벡터 방식을 이용해 개발됐으며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이 이 방식으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등에서 개발해 이미 접종이 시작된 ‘mRNA백신’이다. ‘메신저 RNA 백신’이라고도 불리는 이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자인 RNA를 이용해 만든다. 미리 개발한 백신 플랫폼에 해당 유전자를 넣으면 백신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만들어 지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를 넣으면 코로나 백신, 지카 바이러스를 넣으면 지카 백신이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유전자를 RNA가 아닌 이중나선 구조인 DNA로 넣으면 ‘DNA 백신’이 된다. 이노비오가 개발 중인 백신이 이에 해당한다.
유전자 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 빠르게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임상에서 예방효과도 90%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상용화된 백신이 아니었다. RNA와 같은 유전자는 쉽게 분해되는 민감한 물질이어서 운반이나 보관시 극저온의 콜드체인이 필요하다. 국내에 도입하기로 결정된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보관해 운반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상황에 유전자 백신의 개발이 가장 빨랐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된 경험이 없다는 점, 부작용, 중화항체 지속 여부 등 살펴 봐야 할 점이 많다”며 “아직까지는 불완전한 백신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신으로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 있다. ‘합성항원 백신’이라고도 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바이러스의 껍데기 중에서 돌기처럼 나와 있는 스파이크만을 이용한다. 예방원리는 백신의 표면항원 단백질이 면역세포를 자극하여 중화항체를 형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하려고 할때 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실제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안전하고 생산도 쉬운 편이다. 때문에 이 기술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가 가장 많다. 미국 노바백스가 이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개의 재조합 단백질 백신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월 ‘NBP2001’의 임상 1상을 승인받은데 이어, 12월 말에는 ‘GBP510’의 임상 1·2상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먼저 승인받은 NBP2001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이고 GBP510은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후원으로 개발된 백신”이라며 “합성항원 백신은 이미 여러 제품을 통해 개발 과정이나 안전성 등이 검증된 백신”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더구나 초저온의 콜드체인이 필요치 않아 유통이 편리하고 가격도 유전자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SK바이오는 합성항원 백신에 대한 개발 경험이 있는 만큼 빠른 기간 안에 백신 개발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백신으로는 사멸시킨 코로나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불활화 백신’(시노팜),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단백질을 바이러스와 유사한 입자 모양으로 만들어 주입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인도 혈청연구소) 등이 있다.
▶“백신 장단점 파악해 적절한 접종 대상자 선별해야”=이처럼 백신의 종류가 다양하고 백신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적합한 백신을 선별해내는 일도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0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등이다. 여기에 코백스를 통해 1000만명분의 계약이 완료되면 총 5600만명분의 백신 물량이 확보된다.
다만 백신마다 공급되는 시기가 다르고 종류도 달라 백신 접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미리 세워져 있어야 한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에서는 백신 1개를 절반씩 나눠 맞거나 접종 간격을 늘리는 등 백신 부족으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될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백신마다 예방효과, 접종 및 보관 방법, 가격, 부작용 등이 달라 접종 대상자를 잘 선별해내는 것이 큰 숙제”라며 “빠르게 접종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될 때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계획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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