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터치하자 800M 스스로 이동해 주차
장애인·임산부 등 교통약자 서비스 활용 기대
LG유플러스 모델이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에 탑승해 모바일 앱으로 차량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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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승용차를 타고 빌딩 앞에 내린 A씨. 차를 정문 앞에 그대로 두고 건물로 들어선다. A씨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모바일 앱으로 근처 주차장을 찾는다. 앱 화면에서 주차공간을 터치하자 승용차가 스스로 해당 장소로 이동한다. 횡단보도와 교차로 신호를 지키며 약 800M를 이동한 승용차는 주차장 진입로의 차단기를 통과해 지정받은 자리로 단숨에 들어간다. A씨의 모바일 앱에선 주차 완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한 번쯤 꿈꿔본 ‘나만의 AI(인공지능) 운전기사’가 현실화된다. 이른바 ‘부르면 오고, 보내면 가는’ AI 무인 차량 기술이 완성됐다.
17일 LG유플러스는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ACELAB),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5G 자율주차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 개념이다.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5G 자율 주행과 주차 기술을 연계해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이다.
이번 시연에는 지난해 선보인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모델은 현대차 GV80)’이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탑재된 △5G 자율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솔루션 △5G 클라우드 관제 서비스 플랫폼이 더해졌다. 또 △모바일 앱 서비스를 연계해 운전자가 차량 조작·위치 파악을 손쉽게 하도록 했다.
공개 시연은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진행됐다. A1은 ‘YTN뉴스퀘어’ 건물에서부터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약 800m 거리를 5분간 이동한 후 주차공간에 자리를 잡고 스스로 시동을 껐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장면은 A1에서 내린 운전석 탑승자가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차를 명령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극장 예매 시스템에서 빈 좌석을 선택하듯, 인근 주차장을 검색해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터치하니 자동차가 스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에는 총 5개의 횡단보도와 3개의 교차로를 만났다. A1은 신호등과 통신(5G-V2X)으로 소통하며 매 순간 주행을 지속할지, 제동을 시작할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했다. 카메라로 신호등 색상을 판별해 주행 여부를 결정하던 지난해 시연보다 진일보된 방식이다. 눈·비와 같은 궂은 날씨나 빛의 굴절, 가로수 시야 방해 등으로 카메라 인식의 오차가 발생할 확률도 사라졌다.
주행 중에는 ‘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레이다(Radar) 센서 정보로 A1의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전·후·측방 차량의 차선변경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이후 시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5G 자율주차가 시작됐다. 주차 공간을 맞추기 위해 전진과 후진을 몇 회 반복하는 사람과 달리, 단 한 번의 후진으로 주차가 마무리됐다. 특히 차량 좌우의 여유 공간이 마치 자로 잰 듯이 동일해 현장에서는 ‘사람보다 낫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연은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가 차량의 무인 원격호출 기술을 선보인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를 통해 차량이 스스로 오고, 사람이 승차하면 자율주행을 하고, 하차하면 혼자서 주차장으로 이동해 주차하는 이른바 무인차 시대의 근간이 완성됐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ACELAB 교수는 “주행 이후에는 반드시 주차가 뒤따르는데, 그런 점에서 5G 자율주차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의 넥스트 스텝이다. 영화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주차하는 배트맨 자동차가 실제로 구현된 셈”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했음에도 다시 인근 주차장을 알아보고, 거기에 들어가 또 빈자리를 찾아 헤매고, 어렵게 주차를 한 후 다시 목적지로 걸어오는 등 모든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5G 자율주차를 통해 차량의 무인 픽업-주행-주차로 이어지는 일련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기반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한다. 승·하차를 위한 지체 시간이 사라져 마치 ‘콜택시’나 ‘나만의 AI 운전기사’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우명호 교수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에 기반한 5G 자율 주행·주차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자동차 기술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나아가 향후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교통 약자들을 위한 서비스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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