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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博 유일 국보 '계유명 불비상' 재판독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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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博 유일 국보 '계유명 불비상' 재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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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기자] 국립청주박물관의 유일한 국보(제106호)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 이하 '계유명 불비상')'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됐지만 백제의 조각양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통일신라시대 불비상 7구(국보 2점, 보물 5점) 중 하나로, 백제가 멸망한뒤 나라를 잃은 설움과 염원을 담아 백제불상양식으로 통일신라의 불상을 만든 것이다.

이는 비문에 나마(乃末), 대사(大舍), 소사(小舍) 등 신라 관등과 백제의 관등인 달솔(達率), 백제의 성씨인 전씨(全氏), 목씨(木氏) 등이 함께 쓰여져있는 부문을 통해 알 수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최근 계유명 불비상을 첨단 판독기술로 재판독해 백제관직인 '달솔'을 비롯해 20여자를 새로 찾거나 바로잡았다. 국내 처음으로 금석문 판독의 신기술인 RTI(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조명의 위치에 따른 빛의 변화를 이용해 글자를 판독하는 기법)를 활용했다.

계유명불비상은 높이 43㎝, 앞면 26.7㎝, 옆면 17㎝의 4면의 비석안에 불상을 새겨넣은 것이 특징이다. 앞면에는 중앙에 아미타삼존불이 조각돼있고, 좌우측면에는 용(龍)과 연꽃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주악천)상이 표현됐다. 뒷면에는 4단으로 나눠 20개의 작은 부처가 배치돼있고 그 사이마다 발원자(發願者)와 시주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4개 면에 새겨져있는 명문을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는지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재판독을 통해 좌측이 아닌 앞면부터 읽는 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앞면에서 '化', '卄'자를 새롭게 찾아내면서 불비상의 전반적 내용이 앞면에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판독결과, 바로잡거나 새롭게 추정한 글자도 있다. 앞면 3행 4줄의 '등'자는 '목(木)'으로 읽어왔는데 '등(等)'의 고어(古語)로 확인됐고, 좌측면의 '정(正)'자는 '지(止)'로 수정됐다. 우측면 아래의 '사진대사(使眞大舍)' 중 '진(眞)'은 '직(直)'으로 바로잡았고, 뒷면 4단의 4행 3줄의 '도(道)'자는 '통(通)'일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찾아낸 앞면 '화(化)'와 '입(卄)'자는 뒷면에 조각된 작은 부처 20구를 암시해주고 있다. 신라의 관등으로 '소사(小舍)'가 더 있음도 확인됐다.

윤 관장은 하고 싶은 일이 더 생겼다.

"불비상 측면에 악사 8명이 소, 횡적, 거문고, 당비파 등을 연주하는 모습이 있는데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 국립부여박물관 소장)의 악사 5명이 소, 피리, 거문고 등을 연주하는 것과 유사해요. 백제의 악기나 연주모습 등을 비교연구해보고 싶습니다."


미술사와 역사학(고대사)의 공동연구를 통해 불비상의 의미를 더 살펴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또 불비상 하단의 돌출된 촉의 크기(약 21cm)로 '세종시 연화사 무인명불비상'의 대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무인명불비상의 받침돌이 몸체인 불비상에 비해 크고 부조화스러운 면이 있어 한 세트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는데, 무인명불비상 받침돌의 촉 결합부인 오목한 홈이 계유명불비상의 촉 크기와 비슷하고, 하단에 같은 연꽃모양이 새겨져있는 점 등으로 볼 때 계유명불비상의 받침돌일 가능성이 높아요."

특별전 '불비상- 염원을 새기다'는 23일 개막해 두달간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에서 열린다. 계유명 불비상(국보 106호)을 비롯해 계유명삼존천불비상(국보 108호) 등 통일신라 불비상이 전시된다. 글ㆍ사진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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