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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총 선물? 안돼” 거절했다 해고된 ‘평화의 산타'

조선일보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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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총 선물? 안돼” 거절했다 해고된 ‘평화의 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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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산타 클로스 선물 증정 이벤트에서 한 어린이가 장난감 총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가 산타로부터 거절을 당해 울음을 터트렸다./인스타그램

미국 시카고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산타 클로스 선물 증정 이벤트에서 한 어린이가 장난감 총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가 산타로부터 거절을 당해 울음을 터트렸다./인스타그램


총은 장난감이라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수 없다는 산타의 말에 눈물을 터트리는 마이클./유튜브

총은 장난감이라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수 없다는 산타의 말에 눈물을 터트리는 마이클./유튜브


미국 시카고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산타 클로스 선물 이벤트에서 한 어린이가 장난감 총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가 산타로부터 거절을 당해 울음을 터트리는 영상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의 주인공 어린이 마이클은 산타에게 장난감 총을 선물로 달라고 이야기한다. 마이클이 갖고 싶다고 말한 너프 총은 스편지 총알을 사용하는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장난감 총 중의 하나다.

그러자 산타는 “총은 안돼, 장난감 총이어도 안돼”라고 답한다. 산타는 이어 “네 아버지가 총을 선물로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줄 수 없다, 다른 장난감은 많이 있다”며 “레고나 자전거, 자동차, 트럭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하는 선물을 받지 못하게 된 소년은 울음을 터뜨린다.

마이클의 어머니 사벨라 드카를로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날은 마이클이 산타를 만난 첫 해였다”며 “마법 같았어야 하는 만남이었지만 산타가 안된다고 말했기 때문에 마이클은 눈물을 꾹 참아야했다”고 적었다. 드카를로씨는 또 “산타가 진짜가 아니라 이벤트 직원일 뿐이라고 마이클에게 설명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장난감 총 선물을 거부한 산타 대신 또다른 산타가 마이클의 집을 방문해 장난감 총을 선물하고 있다. 이번 산타는 "어제 실수가 있었다, 정말 죄송하다"며 "북극에서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서 달려왔다"고 말했다./트위터

장난감 총 선물을 거부한 산타 대신 또다른 산타가 마이클의 집을 방문해 장난감 총을 선물하고 있다. 이번 산타는 "어제 실수가 있었다, 정말 죄송하다"며 "북극에서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서 달려왔다"고 말했다./트위터


해당 영상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160만회 넘게 조회됐다. 문제는 이 영상으로 미국의 보수와 진보세력이 또다시 충돌하게 됐다는 것이다. 더힐에 따르면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이들과 보수층이 영상에 대해 ‘정치적 행동’이라며 비난에 가담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극좌 산타가 아이에게 장난감 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총기 규제가 아니라 멍청이 규제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보수 색채를 띄는 폭스뉴스는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겠다던 산타가 아이를 울렸다”며 “좌파들은 괴물이다”라는 댓글도 소개했다.


쇼핑몰 측은 즉각 이 산타를 해고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 따르면 “개인적 의견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산타들에게 계속 상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쇼핑몰은 또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다른 산타가 마이클의 집을 방문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산타는 “어제 실수가 있었다, 정말 죄송하다”며 “북극에서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마이클이 선물로 원하던 장난감 총을 품에 안겼다. 최신형 너프건을 선물받은 마이클은 “완전 짱”이라고 외쳤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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