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1~10월까지 41조8000억원 늘어나 380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중 증가 규모인 24조7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잔액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 타격으로 개인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한은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금을 파악하기 위해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 대출을 이번에 처음 발표했다. 비법인기업란 개인이 기업을 소유하는 일종의 사업조직으로 통상 자영업자를 말한다.
자영업자 빚이 대폭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만큼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 되면서 인건비 등 운영비를 절감한채 버티기에 들어간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19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만6000명(2.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로 경영난이 악화되자 직원을 내보내고 홀로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특히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몰려있는 도·소매, 숙박·음식업종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한은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 등 비법인기업 대출 중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대출금은 97조4000억원으로 올 1~3분기까지 모두 14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출은 증가했지만 금융당국은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대출이 아니면 버티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원활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예대율 가중치 완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권고한 사항에 따라 내년 6월 말까지 은행의 개인사업자 예대율 가중치가 지금처럼 100%에서 85%로 낮아지고 7월부터 12월까지는 95%가 적용된다.
수도권 내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8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2.5단계로 상향됐다. 방문판매 등 직접 판매 홍보관, 노래방, 실내 스탠딩 공연장, 헬스장, 노래방 등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를 상향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생활고를 호소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은 "코로나규제가 90% 이상 자영업자만 희생을 시키고 있다"며 "대출을 하지 않은 자영업자들은 없고 원리금을 매달 갚아야 한다. 또 매월 임대료, 전기세, 기타 공과금을 납부해야 한다"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강화로 대출금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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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mom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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