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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 후 첫 삼성전자 임원 인사… 코로나 위기속 ’성과주의·세대교체’ 확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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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14명’ 3년 만에 최대 임원 인사 단행
성과 챙기는 원칙 재확인… 조직긴장 위한 세대교체도
코로나에도 역대급 실적 생활가전… 최초 사장 배출
외국인·여성 임원 늘고, 소프트웨어 승진도 역대 최다
대내외 악조건 ‘이재용의 ‘뉴 삼성’으로 돌파 의지 평가

4일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승진자를 낸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세대교체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성과는 확실하게 보상한다는 삼성의 성과주의 원칙이 지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별세한 후 처음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색깔'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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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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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 따르면 승진자는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등 총 214명 규모다. 이는 지난 2017년 221명 승진 인사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이나 연차 등에 상관하지 않고, 성과가 우수한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승진시키는 ‘발탁인사’가 역대 최대 수준인 25명이었다. 발탁승진은 지난 2017년 5월 8명, 2017년 말 13명, 2018년 말 18명, 올해 1월 24명이었다.

대표적인 발탁승진 임원은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과 이준희 네트워크사업부 선행개발 그룹장 등이다. 이기수 부사장은 비스포크 냉장고와 그랑데 AI 세탁기 등 높은 인기를 끈 소비자 가전 개발을 주도한 주역으로 꼽힌다. 전무에 오른지 2년 만에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앞서 지난 2일 사장단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사상 생활가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재승 사장이 승진했다. 이어 이날 이기수 부사장까지 승진해 코로나 사태 속 높은 실적을 기록한 생활가전사업부에 충분한 보상이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준희 부사장은 5세대(5G) 상용화를 주도하며 매출 기준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미국 버라이즌으로부터 올해 5G 장비 공급 계약을 따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준희 부사장이 주도한 5G 장비 공급계약 규모는 8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적에는 내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이번 31명의 부사장 승진에 대해 회사 측은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과 여성 승진을 확대하는 기조도 이어졌다. 이번 인사에서 외국인·여성 임원 승진 대상자는 총 10명으로, 2018년 말 11명, 올해 1월 9명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여성 임원은 지난해 5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상무 자리에 오른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연구실 이윤경 상무는 1979년생으로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신임 임원 타이틀을 갖게 됐다. 유미영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그룹장은 소프트웨어 분야 최초의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부문 여성 전무가 탄생했는데, 박진영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설비구매그룹장 전무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여성 임원 2명이 최초로 승진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여성 2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또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SW) 우수 인력을 역대 최대치인 21명 승진시키면서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SW 분야 임원 승진자는 1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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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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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장단·임원 인사는 지난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뉴 삼성’을 상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내외 여건은 어렵지만 삼성이 지켜온 성과주의나, 성장을 위한 사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엿보였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과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경영지원실 소속 임원 중 승진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이재용 체제’를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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