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매트릭스4' 등 신규 대작 HBO맥스에 선보여
WSJ "온라인 구독이 박스오피스 보다 중요"
극장 몰락 가속화…최대 극장체인 AMC 7억달러 증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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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헐리우드의 대형 영화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사가 내년 개봉예정인 모든 영화를 극장과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인 HBO맥스에서 동시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워너브라더스는 내년에 한해 일시적으로 취하는 조치라고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온라인 스트리밍 대세를 꺾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영화배급시스템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국 최대 영화관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크 주가는 각각 15.97%와 21.95% 폭락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는 공상과학영화인 '듄' 등 대형 신작 영화를 내년 극장과 HBO 맥스에 동시에 선보이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이같은 전략을 취하게 된 것이다. HBO맥스는 AT&T가 지난 5월 미국에서 내놓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월 14.99달러에 영화 및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워너브라더스의 결정은 코로나19로 극장 영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앤 사르노피 워너미디어 스튜디오 네트워크그룹 회장은 "우리야말로 대형 스크린으로의 복귀를 원한다"며 "하지만 미국내 영화관 대부분이 당분간 코로나19로 인해 수용인원을 줄인 채 운영될 것임을 고려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형 영화제작사의 이같은 영업전략에 대해 시장의 판도가 확실히 극장에서 온라인시장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디즈니 등 일부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뮬란' 등 일부 영화를 온라인에서 먼저 개봉하거나, 극장 동시 개봉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워너브라더스처럼 개봉하는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 또한 뮬란과 같은 신작에는 월 구독료를 제외하고 추가 요금을 부과했다.
WSJ은 "다른 스튜디오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헐리우드에 새로운 현실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구독이 박스오피스포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워너 브라더스는 모든 신작영화를 추가요금 없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영화 업계를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트릭스4, 수어사이드 스쿼드, 모털 컴뱃, 톰과 제리, 고질라 대 킹콩 등 17편이다.
이번 결정에 극장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세계 최대 극장 체인인 미국의 AMC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7억달러(약 7651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설 방침이다. WSJ에 따르면 AMC는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2억주 정도를 발행해 7억달러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증자가 실패하면 파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MC는 8월 말 보유현금이 5억달러였지만 매달 평균 1억1500만달러가 나가고 있어 추가 자금확보에 실패하거나 극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연말쯤 현금고갈에 직면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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