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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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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이 뽑은 '긁지 않은 복권' 차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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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드래프트 1순위 첫 고교생

동생 따라 중2때 입문한 늦깎이

중앙일보

프로농구 최초로 고교 졸업예정자로 신인 전체 1순위로 뽑힌 서울 삼성 포워드 차민석.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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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천 제물포고 3학년 8반 15번요. 같은 반 (김)건우는 프로야구 SK에 지명됐어요.”

25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프로농구 서울 삼성 포워드 차민석(19·2m)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23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호명됐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고교 졸업예정자가 전체 1순위에 뽑힌 건 그가 처음이다.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는 “명예롭고 좋다”고 대답했다.

차민석은 그룹 BTS와 게임 LOL(리그 오브 레전드)을 좋아하는 2001년생이다. 그는 “김승기 KGC 감독님 아들인 제 친구 (김)동현(용산고)이는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다. 전 (프로에 직행해) 수능을 안 봐도 될 것 같아 친구를 응원 중”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에는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생 선수가 주목받았다. 시대가 달라졌다. 올해 처음 고교생 2명이 프로팀에 지명됐다. 대학생도 ‘얼리 엔트리’(4학년 되기 전 드래프트 참가)가 5명이다. 프로와 대학 간 실력 차가 커졌다. 프로팀도 어린 유망주를 뽑아 키우는 추세다.

차민석은 “친구들이 ‘좋은 대학 가는 거보다 삼성 유니폼 입은 게 짱’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요즘도 ‘짱’이란 말을 쓰냐”고 되묻자 “사실은 ‘쩐다’(‘뛰어나다’는 뜻)고 했다”며 웃었다. 그는 “(고졸 프로 직행이) 정석은 아니지만 남보다 프로에서 빨리 깨지고 성장하고 싶었다.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은 없다. 대학생 형들 연락하면 맨날 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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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드리블을 선보인 차민석.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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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5년 차 송교창(24·전주 KCC)은 맹활약하며 ‘고졸 신화’를 쓰고 있다. 대학(중앙대) 1학년 때 중퇴한 양홍석(23·부산 KT)도 있다. 차민석의 경우 즉시 전력감은 아니지만, 잠재력이 있다.

농구 입문은 비교적 늦은 중학교 2학년 때다. 농구선수인 동생(차민의·제물포고)을 따라서다. 어머니(김연경·45·1m72㎝)가 배구선수 출신이다. 신인은 매월 150만원과 별도 수당을 받는다. 드래프트 전체 1~4순위는 다음 시즌 계약금 1억~7000만원에 계약한다. 그는 “첫 월급은 엄마 드리겠다”고 했다.

차민석은 올 초 삼성 구단이 주는 고 김현준 장학금을 받았다. 그는 “인천 부평에 살지만, 어릴 때부터 삼성과 파란색을 좋아했다. 고 김현준 선수와 이상민 (삼성) 감독님 선수 시절 영상을 유튜브로 봤다. 많이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평균 26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고2 때까지 센터와 파워포워드였다. 집중 견제를 뚫으려면 슛밖에 없더라. 코로나19 여파로 고3 때 아예 대회가 없었다. 슛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차민석을 스몰 및 파워포워드로 키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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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쌍거풀의 차민석은 그룹 샤이니 민호를 닮았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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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쌍꺼풀의 차민석은 그룹 샤이니의 민호를 닮았다. 그는 “드래프트 끝나고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00명 늘었다”며 웃었다. 그는 “긁지 않은 복권처럼,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프로의 벽은 높고, 노력에 달렸다. 쫄지 않겠다. 고교 때 등 번호가 13번이었는데, 프로에서는 두 배로 잘하고 싶어 26번을 달았다”고 말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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