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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일 때 터진다, 한국전력 러셀 '서브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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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당 서브 에이스 0.717개로 압도적인 리그 1위

연합뉴스

서브 준비하는 카일 러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6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OK금융그룹의 2라운드 경기.

1세트에서 10-15로 끌려가던 한국전력은 러셀의 오픈 강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곧이어 러셀의 서브 에이스가 폭발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은 작전 타임을 불러 흐름을 끊어보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한국전력은 러셀의 서브 타임 때 13-15로 추격한 뒤 여세를 몰아 전세를 뒤집고 1세트를 25-22로 따냈다.

2세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석 감독은 21-23에서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팀 분위기가 서서히 살아난 상황이라 한국전력의 공격을 한 번만 차단하면 기회가 있다고 본 것이다.

러셀의 서브 타이밍을 끊겠다는 계산도 숨어 있었다. 하지만 러셀은 서브 에이스를 터트리고 석 감독의 작전 타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결국 한국전력은 리그 2위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7연패 뒤 4연승을 질주했다.

키 205㎝의 장신을 활용한 러셀의 강력한 서브가 승부처마다 빛을 발했다.

러셀은 서브에서 세트당 0.717개로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격 성공률에서는 47.28%로 리그 10위에 불과하지만, 서브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포효하는 카일 러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러셀은 시즌 전만 해도 '퇴출 후보'로 꼽혔다.

다른 팀과 연습경기에서 왼쪽 공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리시브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3년간 라이트로 뛰었기에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절친한 친구인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에게 외국인 교체를 조언할 정도였다.

실제로 러셀은 V리그가 개막하자 약점인 리시브 능력 때문에 목적타 서브의 집중 타깃이 됐다.

수비에 자신감을 잃은 러셀이 공격까지 흔들리면서 팀도 개막 7연패의 지독한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러셀은 부족한 수비력을 강력한 공격력과 서브·블로킹으로 메워냈고,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가 교체된 이후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러셀은 지난 15일 대한항공전(52.27%), 18일 KB손해보험전(51.16%)에서 차례로 공격 성공률 50%를 넘겼다.

이날 OK금융그룹전에서는 공격 성공률이 33.33%로 떨어졌지만 대신 고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러셀을 바라보는 장 감독의 눈길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장 감독은 "러셀은 슬로 스타터 기질만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러셀은 "트레이드로 좋은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며 "상위 팀 권팀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한 것은 기쁘지만 좋은 팀이라면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더 치고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전력은 4연승 기간 1∼3위 팀을 모조리 꺾고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젠 상위권 도약을 넘본다.

러셀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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