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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마라도나 신들의 곁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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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로 별세… 슬픔에 빠진 세계 축구계

3일간의 국가 애도기간 선포

시신은 아르헨 대통령궁 안치

伊 나폴리서도 촛불추모 물결

펠레 “하늘서 함께 공 차게 될 것”

메시 “디에고는 영원할 것” 추모

‘태권수비’ 허정무와 인연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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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에서 서독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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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충격파 속에 술렁거리던 26일, 한 남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유럽과 남미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그를 향한 추모와 그리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경기에 나선 스타 선수들이 고개 숙여 묵념하며 떠난 이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모두를 슬프게 한 이의 이름은 디에고 마라도나, 세계 축구 역대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불세출의 슈퍼스타다.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향년 60세. 그는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한 후 11일 퇴원해 회복 중이었다. 주치의가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지만 갑작스럽게 심장마비가 왔고,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끝내 그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

길지 않았지만 화려했던 인생이었다.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나 만 15세이던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 ‘축구천재’는 이후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나폴리 등 명문팀을 두루 거치며 재능을 뽐냈다. 작지만 단단한 몸에 화려한 드리블, 위력적인 왼발 킥으로 프로통산 590경기 311골의 기록을 남겼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91경기 34골로 빛났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국민 영웅이 됐고, 지도자에도 도전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축구 전설의 별세 소식에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계가 슬픔에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 기간 마라도나의 시신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에 안치된다. 마라도나의 전성기를 함께한 나폴리도 추모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가운데에서도 나폴리 중심가 인근 광장에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여 그를 추모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전설의 타계에 애도를 표했다.

축구계 인사들도 그를 추모했다. 마라도나와 함께 역대 최고 선수를 다투는 브라질의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후배 리오넬 메시는 트위터에 고인의 사진을 올리며 “전설이여 안녕”이라고 작별 인사한 뒤, “그는 우리를 떠나지만 떠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디에고는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썼다. ‘리틀 마라도나’로 불렸던 메시는 2008∼2010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마라도나와 사제관계를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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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오른쪽)가 1986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허정무의 거친 태클에 괴로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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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의 별세 소식은 한국팬들에게도 특별한 감정을 갖게 한다. 그는 한국 축구와도 여러 인연을 맺었기 때문.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1986년 한국은 첫 상대로 당시 최전성기를 달리던 마라도나와 만났다.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육탄돌격으로 그를 막았지만 끝내 한국이 1-3으로 패했다. 당시 마라도나를 걷어찬 허정무를 두고 ‘태권 축구’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였다. 이후 마라도나는 1995년 보카 주니어스 소속으로 내한해 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펼치며 밝은 미소를 국내 팬들에게 전했다. 2010년 남아공에서는 허정무와 대표팀 감독으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2017년에도 마라도나는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추첨 행사를 위해 22년 만에 내한해 당시 그를 수비했던 허 이사장과 만나 소회를 나누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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