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다. 주식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지만 누군가는 삶의 여유를 뺏긴다. 충분한 준비 없이 달려든 이들은 본인과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진다. 동학개미의 해 원년인 2020년을 한 달 남겨두고 주식투자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봤다.
[동학개미 원년의 그림자⓵]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0년은 '동학개미'의 해다. 코로나19로 폭락한 주식시장을 개인투자자가 떠받치며 V자 반등을 이끌었다. 공매도, 대주주 요건, 주식 양도세 등 정책적 성과도 이뤄냈다. 주식은 일상적 대화 주제가 됐다.
하지만 밝은 만큼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개인투자자가 늘자 의도치 않은 결과도 적잖게 생겼다. 가벼운 마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지만 어느새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렇다.
한시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자신이 산 종목의 주가를 확인하느라 정작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 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이제 밤잠도 설친다.
카카오TV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에서 주식 창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가수 딘딘(29)의 모습이 더이상 남 얘기는 아니다. 주식 투자가 우리 삶까지 흔든다.
더 심하면 중독으로 이어진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주식 관련 전화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증가했다. 코로나19 쇼크로 증시가 바닥에 닿았던 3월부터 특히 상담이 늘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대박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누군가는 손실을 만회하느라 몸과 정신을 바친다. 그렇게 주식에 몸을 던지고 일상생활을 잃었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도 피해자가 됐다.
준비 없이 뛰어든 이들이 더 그렇다. 상장폐지를 앞둔 쌍용양회 우선주에 묻지마 투자한 개미들은 30억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변동성이 극심한 정치 테마주와 우선주 열풍에도 이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이렇게 충분한 공부 없이 단기 차익을 챙기려다 되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한다. 한국거래소가 테마주 거래를 감시하는 등 직접 개입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1894년 우금치 고개에서 일본군에 대패했던 동학농민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대비는 필수다. 스스로 본인의 투자 습관을 정확히 진단하고 계획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머니투데이가 제시하는 주식 중독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상황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에 투자하려면 기업이 일할 시간을 줘야하는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그 기간을 못 견디고 주식을 사고판다"며 "주식을 충분히 공부하고 기다리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