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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개미들이 양대 국적항공사 구한다…시중 유동성 활용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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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대한항공, 유증 통해 아시아나 인수 자금 조달…한진칼 7300억원·국민연금 1700억원 외 소액주주 1.5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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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10 수준의 국적항공사 탄생에는 시중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이 활용된다. 사실상 개미들의 자금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구하는데 쓰이는 셈이다.


시중 유동성 활용해 세계 7위권 국적항공사 탄생


16일 KDB산업은행이 발표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 방안의 자금 흐름은 ‘산은→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로 이어진다.

산은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8000억원을 투자하고 한진칼은 다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넣는 돈은 730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이중 1조8000억원을 아시아나 인수에 사용한다.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1조5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발행을 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제3자 유상증자만으로도 아시아나 지분 63,9%를 가진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하는 수순으로 간다.

이 거래에서 핵심은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한항공 유상증자다. 대부분은 시장에서 조달한다.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대한항공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어 자금을 넣기는 하지만 지분율이 극히 낮아 넣는 돈도 적다.

대신 6.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17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8만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이 1조5000억원을 대한항공에 집어넣는다. 사실상 ‘개미자금’으로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양대 국적항공사를 구하는 셈이다.


정책자금 투입 최소화…강성부펀드도 반대할 이유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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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사진=뉴스1




이같은 구조로 산은은 정책자금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진칼에 투자하는 8000억원이 전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풀린 유동성을 활용한 묘수라고 할 수 있다.

산은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중인 KCGI(강성부펀드) 등 3자 연합측의 반대도 염두에 뒀다. 계약의 대상이 한진그룹 오너가 아닌 한진칼이라고 명시한 것에서 드러난다. 3자 연합측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면 대한항공은 물론 아시아나까지 모두 가질 수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한진칼이 거래의 당사자로서 서 투자합의서 등 계약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므로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지원에 어려움을 겪은 한진칼도 자금 부담이 없다.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필요한 돈 7300억원을 산은으로부터 받기 때문이다. 다만 한진칼은 산은에 사외이사 3명과 감시위원회 위원 등을 내줘야 한다. 주요경영사항에 대해 사전협의권과 동의권도 산은에 줬다.


왜 한진그룹에? 특히 시비 불가피


특혜 시비는 불가피하다. 산은이 아무런 매각 절차 없이 한진그룹에 아시아나 경영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를 인수하는데 있어 어떤 재무 부담도 지지 않는다.

이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했을 때와도 다르다. 당시 산은은 ‘스토킹 호스’ 방식을 사용하면서 잠재인수 후보자인 삼성중공업 등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물론 현재 아시아나의 최대주주가 산은이 아니라 금호산업이기 때문에 산은이 매각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도 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한진 외에도 5대 계열 그룹과 항공업을 영위하는 다른 그룹에도 의견을 타진했다”며 “6곳이 모두 재무 어려움과 코로나19에 따른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관심 없음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아무런 대가 없이 아시아나 경영권을 한진그룹에 넘겨주게 된다. 계약에는 금호산업이 거래가 마무리된 이후 아시아나 지분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에서 “금호산업이 아시아나와 자회사 주식을 거래 종결일로부터 1년 이후 더 이상 소유하지 않도록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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