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 추진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180640)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인천 영종도 공항터미널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기가 서 있다./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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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증자 대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지원을 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및 3000억원의 영구채 인수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양사 통합 작업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매해 경영평가위, 윤리경영위를 열어 평가가 미흡할 경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이 거래의 당사자로서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인수작업을 종결하는 내년 하반기까지 아시아나에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연말 계약금 3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등 6000억원을 아시아나에 투입하고 내년 1분기 중 중도금 400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거래를 통해 통합 국적항공사가 탄생하면 세계 10위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9년 여객과 화물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는 29위로 두 항공사의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권이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조현아 전 부사장·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반발에 대해선 "향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통합 작업을 절차대로 진행하는데 큰 장애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3자연합의 경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주요 주주인 3자연합과도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은 코로나 장기화로 항공산업 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해 신속히 통합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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