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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때문에…은퇴금 부어만든 펜션, 범행장소 되면서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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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장소인 제주 펜션 결국 폐업...피해 보상도 ‘막막’

조선일보

재판에 출석하는 고유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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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고유정(37)이 범행 장소로 이용했던 제주지역 모 펜션이 결국 폐업했다. 끔찍한 범죄로 인해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었던 것이다.

법무법인 현재의 손수호 변호사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도 있다. 용서받기 힘든 일을 저지른 자에게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손 변호사는 “고유정의 무기징역이 확정됐다”며 “의붓아들 살인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 결과”라고 적었다.

이어 “바로 그 펜션 사건”이라며 “노부부가 노후 생활을 위해 은퇴자금을 쏟아부어 지은 펜션인데, 고유정이 그 펜션에서 참혹하게 사람을 죽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부주의한 언론 보도로 인해 어디에 있는 어느 펜션인지 알려지게 됐다”면서 “기존 예약이 다 취소됐고 새로 오는 사람도 딱 끊겨서 결국 폐업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버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억울한 일이지만 사건 의뢰를 받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며 “고유정을 상대로 이길 수는 있지만 고유정 명의의 재산이 없으면 실제로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펜션 주인 측은 손 변호사의 이 같은 설명에도 “너무 억울해서 일단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손 변호사는 “제주도에서 재판이 열렸고 승소했다. 그러나 별다른 재산이 없다”면서 “재판 전 이미 ‘구치소 영치금 채권’까지 가압류하는 등 모든 노력을 했지만 고유정 가족이 나서서 해결해주지 않는 한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게다가 고유정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까지 했다”며 “지금 제주도에서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억울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재판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유정은 재판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펜션 주인의 아들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폐업 신고를 했고 현재는 운영을 안 하고 있다”며 “사건이 이렇게 된 마당에 부동산 매매가 어려운 상태가 됐다. 그냥 비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부모님이 은퇴 자금을 쏟아부어 6년 전부터 시작한 펜션이라고 한 그는 “고향을 떠나 제2의 인생을 사셨는데 (고유정 사건 이후) 마치 인생이 마지막에 망가진 것 같기도 하고, 실패한 것 같기도 한 (생각에) 심리치료를 하러 다니셨다”고 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에 있는 한 펜션에서 아들을 만나러 온 전 남편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인 뒤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시신을 훼손해 여객선에서 바다에 던지고, 아파트 쓰레기 분리시설에 버리는 등 조금씩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대법원은 지난 5일 살인·시체손괴·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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